보험업계는 문제의 보험왕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거론되자 한바탕 뒤집어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보험왕이 법을 위반해 구속된 사례는 과거 여러 보험사에서 발생해 이번 사건이 마냥 새롭지만은 않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보험업계는 보험왕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또 실적 압박 때문에 고객에게 보험 가입 대가로 금품을 주는 경우가 있다고 말합니다. 보험가입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는 불법입니다.
보험설계사들에게 보험왕은 최상의 목표입니다. 높은 실적을 쌓아 보험왕이 되면 설계사로서 최고의 명예를 얻게 됩니다. 다음 해에 보험왕이 되기 위해 또 실적을 쌓습니다. 하지만 해마다 수십억~수백억원의 실적을 쌓아 보험왕이 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보험 계약 대가로 금품을 주거나 보험료를 대신 내줘서 계약이 실효되지 않게 하고 싶은 유혹에 노출됩니다.
한 보험설계사는 “보험설계사는 개인 사업자이다 보니 영업 실적이 좋지 않으면 방출된다. 보험왕뿐만 아니라 설계사들이 보험료를 대납해 실적을 유지하고 싶은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하소연합니다. 보험사 관계자는 “일단 계약만 되면 누가 제보하거나 고객이 피해사례를 밝히지 않는 한 문제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동양생명은 한번 보험왕이 되면 다음 해에 또 실적이 좋아도 보험왕 타이틀을 주지 않고 공로상을 주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타이틀에 얽매이지 말라는 뜻입니다. 수많은 보험설계사들은 지금도 정직하게 영업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물의를 일으키는 보험왕이 나와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되겠습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3-11-15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