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법조출신 사외이사 비율 30대 그룹중 1위…사내 일자리 창출은 ‘꼴찌’

동국제강, 법조출신 사외이사 비율 30대 그룹중 1위…사내 일자리 창출은 ‘꼴찌’

입력 2013-10-25 00:00
수정 2013-10-25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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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사외이사 16명중 8명 차지

동국제강이 기업 규모에 견줘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검찰 등 법조계 출신 사외이사를 영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 5년간 내부 일자리는 30대 그룹 중 유일하게 감소해 고용 확대라는 사회적 요구를 외면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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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전자공시 시스템 등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올 상반기 기준 전체 사외이사 16명 가운데 절반인 8명을 전직 법조인으로 선임했다. 이 중 검찰 출신이 5명이고, 나머지는 지방법원장 출신 등이다. 법조계 출신이 8명이나 되는 대기업집단(그룹)은 동국제강을 포함, 삼성과 SK 등 3곳뿐이다.

그러나 삼성은 직원 수가 25만 7047명에 이르고, 전체 사외이사(59명) 중 법조인의 비율이 13.6%일 뿐이다. SK도 전체 59명 중 12.9%에 그친다. 이에 따라 삼성이나 SK가 특별히 법조 인맥을 활용, 경영권을 보호하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 대우건설의 법조인 사외이사도 50%(2명)지만 총 사외이사가 4명뿐이어서 비교대상이 될 수 없고, 30대 그룹의 법조인 사외이사 비율 역시 평균 14.3%에 그친다. 동국제강의 직원 수는 5237명으로 삼성의 2.03%, 총자산 규모는 9조 5758억원으로 삼성(503조 6000억원)의 1.9%에 불과하다. 규모 차이가 50배나 되는 것이다.

따라서 동국제강의 경우는 이런저런 의구심을 살 수밖에 없다. 기업들의 나쁜 전례로 볼 때 법조인 사외이사들은 기업이 수사망을 피하거나 사법 조치에서 모종의 덕을 보기 위해 동원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동국제강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직원 수가 5202명에서 5237명으로 35명이 늘었다. 하지만 그 사이에 282명은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증가한 것이어서 이를 뺀다면 순증감 일자리는 247명(-4.7%)이 되레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30대 그룹 전체가 5년 동안 총 21만여개의 순증 일자리를 만든 것과 비교된다.

이 기간에 삼성은 5만 1909명을 늘려 순증률 25.5%, LG는 4만 3872명을 늘려 일자리를 46.3% 증가시켰다. CJ는 2만 489명을 추가로 고용, 108.8%의 순증률을 기록했다. 30대 그룹 가운데 일자리가 준 곳은 동국제강 외에 한진중공업(-43.1%)이 있으나, 한진은 이 기간에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은 것이어서 동국제강과는 사정이 다르다.

재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은 기업 상황에 맞지 않는 다수의 법조인 출신을 고용하고 있으면서도 내부의 일자리 창출에는 등한시한 게 분명한 만큼 자칫 오해를 받더라도 이는 자업자득인 셈”이라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2013-10-2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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