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 포털 강화…서민 금융생활 돕는다

금융소비자 포털 강화…서민 금융생활 돕는다

입력 2013-10-24 00:00
수정 2013-10-2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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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금융 컨설팅으로 생애주기별 재무계획 제공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 포털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기로 한 것은 중산층과 서민층도 본인의 재무상황과 나이에 맞는 유용한 금융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근 금융과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재무상황을 꼼꼼하게 따져 내집 마련이나 노후설계를 위한 포트폴리오를 짜기는 쉽지 않은 현실을 반영한 결정이다.

◇금융에 관심 커진 소비자…정보 얻을 곳은 “글쎄”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해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전국 금융회사 고객 1천5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은행을 3곳 이상 이용하는 고객이 전체의 68%에 달했다.

평소 자주 거래하는 은행과 자산을 많이 예치한 은행이 다르다는 고객도 10명 가운데 3명에 달했다.

최근 금융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주거래 은행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률 높은 상품을 취급하거나 대출금리를 깎아주는 은행에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 포털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이처럼 금융정보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커지는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다.

고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베이비부머의 본격적인 ‘은퇴 러시’가 시작되면서 노후준비 등 장기적인 관점의 재무설계가 중요해진 점도 당국이 금융소비자를 위한 정보 전달에 힘을 쏟는 이유다.

실제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이달 내놓은 ‘2013 한국 비은퇴 가구의 노후준비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4∼58세 성인 2천92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노후를 위한 ‘재무준비지수’는 40.3이었다.

지금처럼 노후준비 활동을 하면 은퇴 시점까지 월 평균 노후생활비(227만원)의 40.3%(91만원)만 준비될 것이라는 의미다.

특히 전체 비은퇴 가구의 19.7%는 재무분비지수가 90 이상인 반면 31.1%는 재무준비지수가 10 미만이어서 노후 준비에서도 뚜렷한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소 측은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가 노후 준비의 양극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교육과 제도적 보완장치 등을 통해 최소한의 자발적 준비를 유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0.1%포인트라도 금리가 높은 예금을 찾아 헤매는 서민들 가운데는 정확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어렵게 모은 여윳돈을 제대로 굴리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최근 동양그룹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자신이 투자하는 상품의 구조나 위험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연 6∼7%의 수익률을 준다는 말을 믿고 거액의 퇴직금 등 노후자금을 고위험 상품에 털어넣는 일도 적지 않다.

◇”지금처럼 사시면 80살에 노후자금 바닥납니다”

금융감독원이 내년 4월 새롭게 단장할 금융소비자 포털은 서민층에게도 생애 주기별, 투자 성향별, 재무 상황별 컨설팅을 해주고 각종 금융정보도 제공한다.

우선 새 금융포털은 소득과 지출 상황을 정확히 모르거나 컴퓨터가 익숙지 않은 고령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객관식 문항을 통해 재무상태를 진단해주고 관련 정보를 제공해준다.

예를 들면 “지금부터 은퇴에 대비하세요. 빨리 시작할수록 은퇴 시점에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라는 진단과 함께 ▲국민연금 조회 ▲퇴직연금 안내 ▲퇴직연금 수익률 비교공시 ▲개인연금 관련 자료 ▲생애목적별 가계자금 설계 등을 볼 수 있는 홈페이지 링크를 함께 화면에 띄워주는 식이다.

어디에서 정보를 찾아야 할지 잘 알지 못하는 서민층에게 유용한 정보를 담은 관련 사이트들을 한데 모아 보여줌으로서 컨설팅 효과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월 평균 소득과 저축액, 비상자금, 지출, 대출금 등 자신의 재무 정보를 넣으면 소득 수준이 비슷한 다른 집과 비교해주거나, 소득이 없어질 경우 가계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 등 ‘가계경제 안전도’도 진단해준다.

소비자의 가계수지지표를 한국 전체 가구의 평균 가계수지지표와 비교해 주기도 한다.

가계수지지표는 가계소득에 대한 생활비 소비성향과 적자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숫자가 작을수록 여유있게 사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녀 결혼자금과 학자금 등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목돈을 고려해 소비자의 은퇴 준비가 충분한지 판단하고, 은퇴 자산이 몇살 쯤 되면 다 없어지는지 등도 계산해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채무조정이 필요할만큼 신용상태가 나빠진 서민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근차근 준비를 통해 노후 설계를 할 수 있도록 일상 생활 속에서부터 도움을 줌으로써 진짜 ‘금융 주치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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