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장하던 지주회사 이젠 규제?…재계 ‘볼멘소리’

권장하던 지주회사 이젠 규제?…재계 ‘볼멘소리’

입력 2013-10-21 00:00
수정 2013-10-2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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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권·임대수익 뿐인데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부적절”

과거 정부가 권장한 그룹 지주회사 체제가 이젠 ‘일감 몰아주기’ 규제의 표적이 됐다. 재계는 이중잣대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재벌 계열사 122개사 가운데 LG, GS, 두산, CJ, 부영, 코오롱, 한진중공업, 동부, 대성, 세아 그룹의 지주회사 12개사가 포함됐다.

지주(持株) 회사는 상호출자나 복잡하게 얽힌 지분관계가 없어 구조조정이 용이하고 한 계열사 부실이 그룹사 전체로 전가될 위험이 적다는 이유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지주회사 설립 및 전환을 권장해왔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지주회사 체제를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구축했다기보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바람직한 기업구조라며 이를 유도한 측면이 있는데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도 이를 규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재계는 특히 지주회사는 사업 특성상 계열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인데 이를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주회사는 직접 사업을 하는 두산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계열사로부터 받는 상표권 수익, 부동산 임대수익, 배당수익이 대부분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 내부거래 비중이 56.6%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LG그룹의 지주회사 LG는 상표권 수익이 2천231억원, 임대수익이 546억원으로 전체 내부거래액에서 각각 54%, 15.7%의 비중을 차지한다.

내부거래 비중 88.4%인 GS그룹의 지주회사 GS 역시 상표권 수익과 임대 수익을 합한 1천12억원이 전체 내부거래액의 88.4%에 이른다.

한진중공업홀딩스는 내부거래액의 전부가 상표권 수익과 임대수익으로 구성돼 있고 CJ그룹 지주사 CJ는 전체 내부거래액의 72.8%가 상표권 수익과 임대수익, 부영그룹의 지주사 부영은 내부거래액 67.7%가 임대수익이다.

재계 관계자는 “내부거래 규제가 합리성을 가지려면 경쟁을 통해 다른 기업에도 발주할 수 있는 상품, 또는 서비스여야 하는데 그룹 고유의 브랜드 사용권을 다른 그룹 계열사에 줄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임대수익 역시 이론의 여지가 있다.

일례로 지주사 LG가 소유, 관리하는 LG 트윈타워에 계열사가 아닌 다른 기업을 입주시켜 임대수익을 올리도록 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른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이런 수익을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를 위한 수단으로 보는 것도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지주회사 부분은 규제의 합목적성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입법예고중인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중 지주회사의 정당한 내부거래는 허용될 수 있도록 설득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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