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도 ‘흔들’…업황부진과 대기업 부실 영향

중소기업도 ‘흔들’…업황부진과 대기업 부실 영향

입력 2013-10-07 00:00
수정 2013-10-0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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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구조조정 대상인 중소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건설과 조선·해운 등 중소 협력업체가 많은 부문의 업황이 좋지 않고 웅진과 쌍용건설, STX 등 대기업도 줄줄이 구조조정에 들어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중소기업 대출과 관련된 은행권 면책제도 개선과 기술력·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하는 신용평가 기반 확대 등 올해 안에 중소기업 지원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업황 부진에 중소기업 타격…웅진·쌍용·STX 후폭풍도 한몫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은행들은 금융권에 진 빚이 50억원 이상 500억원 미만인 중소기업 가운데 1천100여개 업체를 골라 세부평가를 하고 있다.

세부평가에서 C등급을 받으면 채권단과 협의해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을 추진하고 D등급을 받으면 채권단 지원없이 자체 정상화를 도모하거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97곳이었던 구조조정 대상이 올해 100곳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분야를 막론하고 전반적인 업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채권은행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등 특별한 업종을 빼고는 전 분야가 불황이다보니 중소기업 재무제표나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소 협력업체가 많이 포진한 건설과 조선·해운업의 경영환경이 특히 좋지 않은 것도 다른 이유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적지 않은 그룹사가 쓰러지면서 중소 협력업체들이 어려움에 처했다.

쌍용건설은 2004년 10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졸업한지 8년여 만인 올해 2월 다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영환경이 악화한 상황에서 기업 인수·합병(M&A)과 자본확충 지연,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지고 완전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가 우려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당시 시공능력순위 13위인 쌍용건설이 휘청이자 1천400여곳에 이르는 중소 협력업체들의 우려도 컸다.

지난해 말 극동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을 때나 올해 초 STX그룹 계열사들이 쓰러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대기업이 구조조정에 들어갈 때 협력업체의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상환을 130일간 유예하는 제도를 실시하는 등 중소 협력업체의 돈줄이 끊기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가 중소기업 대출에 속도를 내면서 금융권의 중기대출이 늘어난 것도 구조조정 대상이 늘어난 데 한 몫을 했다고 채권은행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월∼8월 국내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27조7천억원(중기대출로 취급된 이후 대기업대출로 재분류된 경우 포함) 늘었다.

이는 지난해 1년치 증가 규모(29조3천억원)와 맞먹는 수치다.

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는 “올해 들어 중기대출 규모를 계속 늘리다보니 평가(신용위험 세부평가) 대상도 확대됐고, 결국 구조조정 기업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어느 업종이라 할 것 없이 중소업체들 사정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고 전했다.

◇중기대출 면책제도·신용평가 체계 개선 등 효과 볼까

이처럼 분야를 막론하고 어려운 영업환경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금융당국은 올해 초 ‘중소기업 금융애로 10대 과제’를 선정하고 업체들의 부담을 덜어줄 방법을 마련해왔다.

동산담보대출 활성화 등 5개 과제를 발표한 금감원은 이르면 이달 말께 나머지 5개 과제에 대한 세부 시행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금감원은 우선 은행권의 중기대출 관련 면책제도를 손보기로 했다.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은 금융사 임직원이 중기대출을 취급하면서 관련 법규와 내규에 따른 절차를 준수하고, 신용조사와 사업성 검토를 충실히 했다면 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도록 정하고 있다.

이 제도가 실생활에서 잘 적용되지 않아 적극적으로 중기대출을 해주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자 금융당국이 면책제도를 구제척으로 손질해 효율성을 높이기로 한 것이다.

금감원은 또 벤처·창업기업을 육성을 위해 신용평가 시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반영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보조금 회계처리 관련 신용평가 개선과 영세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컨설팅 서비스, 중소기업 해외진출 금융지원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런 지원책이 중소기업에 얼마나 큰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부와 감독기관이 장기적인 안목으로 중소기업을 뒷받침할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다만 은행이 기업을 돕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기가 계속 좋아지지 않으면 그야말로 ‘백약이 무효’”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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