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힘빠진 특허소송…항소심 1년째 ‘공전’

삼성·애플 힘빠진 특허소송…항소심 1년째 ‘공전’

입력 2013-10-03 00:00
수정 2013-10-0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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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애플이 특허권 침해를 놓고 국내 법원에서 벌인 소송전이 1년째 멈춰 있다.

1심까지만 해도 ‘세기의 소송’으로 불렸지만, 항소 이후 1년간이나 변론이 열리지 않고 있다.

3일 서울고법에 따르면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특허소송에서 사실상 패소하고 항소한 지 4일로 1년이 된다.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법은 애플이 삼성의 통신기술 특허 2건을, 삼성은 애플의 바운스백 특허를 각각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애플의 디자인 특허 침해 주장은 모두 기각되고 휴대전화 생산에 필수적인 삼성의 통신기술 특허 침해 주장은 상당 부분 받아들여지면서 사실상 삼성의 승소로 끝난 1심 판결 이후 애플은 그해 10월 4일, 삼성은 엿새 뒤인 10일 각각 항소했다.

양측은 곧바로 항소이유서와 준비서면 등 관련 기록을 제출했지만, 사건을 맡은 민사4부(이균용 부장판사)는 지금까지 변론준비기일조차 열지 않았다. 지난 4월 이후로는 서면 제출도 이뤄진 적이 없다.

민사사건이 배당 후 첫 변론준비기일까지 통상 3∼4개월가량 걸리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1년 동안이나 한차례도 재판이 열리지 않았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재판이 이처럼 지지부진한 것은 소송당사자인 삼성과 애플은 물론 재판부도 소송 진행에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과 애플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독일,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다. 양사가 가장 신경을 곤두세운 것은 아무래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판정이다.

국내 항소심의 경우 갤럭시S2나 아이폰4 등 구형 기종 관련이어서 이미 신제품을 출시한 삼성과 애플로서는 굳이 이번 소송에 힘을 쏟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변론기일 지정이 지나치게 오래 걸리면 당사자 쪽에서 기일지정 신청서를 제출할 수도 있지만, 어느 쪽도 이를 제출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재판부도 변론 진행을 서두르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사소송법 199조에 따르면 항소심 판결은 기록을 받은 날로부터 5개월 이내에 선고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강제력이 없는 임의규정으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아 항소심 판결이 언제쯤 나올지는 미지수다.

한 판사는 “민사소송법 규정이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따르기는 쉽지 않고, 특히 항소심 합의부 사건은 더 힘들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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