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구속 8개월째… 속타는 SK그룹

최태원 회장 구속 8개월째… 속타는 SK그룹

입력 2013-09-02 00:00
수정 2013-09-02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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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글로벌 시장 개척 ‘스톱’

지난 1월 31일 법정에서 구속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수감 생활이 8개월째로 접어들면서 SK그룹의 경영 공백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존 사업과는 별개로 장기간 오너의 부재에 따른 글로벌 신시장 개척이 사실상 멈춘 상태라 몇년 안에 ‘미래 먹거리’ 부재에 따른 충격이 올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 회장 수감 이후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이 의장을 맡은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협의회는 김 의장, 하성민 SK텔레콤 대표 등 최고경영자 6인의 ‘집단경영’ 체제로, 상반기 우수한 실적을 이끌어내며 총수 공백의 우려를 한방에 날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지난 2분기 SK하이닉스는 매출 3조 9330억원, 영업이익 1조 114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SKT는 유·무선 시장 불황 속에서도 영업이익 5534억원으로 선전했다.

그러나 그룹 내부에서는 경영 공백의 여파가 당장의 경영실적보다 장기적으로 닥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달로 최 회장의 수감 기간이 국내 대기업 회장 중 가장 긴 8개월째로 접어들었다”며 “사실상 8개월째 신시장 개척이 멈춘 상태라 몇 년 내 발생할 먹거리 부족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특히 SK그룹은 부진한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고민이 크다. 보통 그룹 단위의 해외 업무협약이나 시장 진출은 오너의 경영판단이 주요하게 작용한다. 지난 6월 7년 만에 결실을 본 ‘우한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예다. 최 회장이 중점 추진했던 이 프로젝트는 SK종합화학과 중국 기업 시노펙이 손잡고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나프타 분해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그나마도 최 회장의 부재로 6개월가량 추진이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관계자는 “대규모 신사업은 지속적 교류와 신뢰를 쌓은 오너십 소통의 결과물”이라며 “전문경영인 체제였다면 2분기 최대 실적을 낸 SK하이닉스 인수도 불발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최 회장 측은 이달쯤 예정된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타이완에서 붙잡히자 변론 재개를 신청했다. 하지만 김씨의 국내 송환이 늦어지면서 법정 증언이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김씨 법정 증언이 물 건너 가면 이번 사건의 사실관계도 제대로 따지지 못한 채 재판이 끝날 판”이라며 “선처를 바라는 게 아니라 진실 규명을 위한 마지막 기회가 사라질까봐 걱정”이라고 전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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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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