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기관 모르게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 세운 예보

감독기관 모르게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 세운 예보

입력 2013-06-15 00:00
수정 2013-06-15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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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 “공적자금 해외로부터 회수하기 위해 설립한 것”뉴스타파 “개인명의에다 관련기록 없고 금감원ㆍ국회 보고 없었다”

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가 15일 공개한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제7차 명단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예금보험공사가 이름을 올렸다.

뉴스타파는 이날 서울시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보 퇴직 임직원 6명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운영해왔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들이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것은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9년이다. 그해 9월에 ‘썬아트 파이낸스 리미티드’란 유령회사를 만들었다. 이어 12월엔 ‘트랙빌 홀딩스 리미티드’란 회사도 설립했다.

두 회사 모두 김기돈(전 정리금융공사 사장·예보 부장)씨 등 예보·정리금융공사 출신 인사들이 등기이사로 등재됐다. 일부는 외환위기 때 퇴출된 삼양종금·동화은행 출신이다.

예보측은 이 회사가 당시 삼양종금의 해외자산을 환수하기 위해 세워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삼양종금의 자산이 주로 홍콩, 중국 부동산으로 복잡하게 퍼져있었기 때문에 빨리 회수를 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또 이 회사를 통해 현재까지 약 2천만 달러 이상의 공적자금을 회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뉴스타파는 그럼에도 예보가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것은 몇가지 미심쩍은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이 회사가 예보 명의가 아닌 직원 개인 명의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뉴스타파 이근행 PD는 “아무리 외환위기였다고 해도 공적자금 회수가 목적이었다면 오히려 예보 이름으로 만드는 것이 정석”이라며 “수천만 달러의 금융자산이 직원 개인명의의 유령회사·해외계좌로 오고갔다면 금융사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예보를 감독해야 할 금융위원회나 국회가 페이퍼컴퍼니의 존재 자체를 까맣게 모른 점도 문제다.

예보는 부실금융기관의 자산을 회수할 때 이를 최소비용으로 했음을 금융위,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뉴스타파 취재 결과 이들 감독기관은 관련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예보 내부에서도 관련 기록은 제대로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예보는 공적자금관리 특별법에 따라 공적자금 지원이 최소 원칙에 따라 이뤄졌음을 입증하는 자료를 보관하게 돼 있다.

그러나 예보는 문제의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2천만달러 가량의 자금을 회수했다고 밝히면서도 관련 매각자산 목록이나 자금거래 내역을 내놓지 못했다.

뉴스타파는 “결국 예보는 공적자금을 회수한다며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고 십 년 넘게 베일에 가린 채 감독기관·국회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이라며 “관련 기록이 내부에 얼마나 보관되고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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