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 가격인상 배경”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10개사 206개 제품의 소비자가격 기재 여부를 조사한 결과 83개(40.3%) 제품에서 가격이 표시돼 있지 않았다고 21일 밝혔다. 정부가 2010년 과자, 아이스크림, 라면, 빙과 등 4개 품목의 오픈프라이스제(최종 판매업자가 제품가격을 결정해 판매하는 방식)를 폐지하면서 권장소비자가격 제도를 부활시켰지만 업체들 대다수가 이를 위반하고 있다.
품목별로 아이스크림·빙과류의 가격 표시율은 ‘제로’(0)에 가까웠다. 36개 제품 중 가격을 표시한 제품이 달랑 1개에 불과했다. 이런 가격 미표시가 아이스크림의 ‘반값’ 논란을 일으키는 주범이 되고 있는 셈이다.
업체별로 과자의 경우, 빙그레는 5개 조사대상 전 품목에서 가격 표시를 하지 않았다. 오리온도 가격 표시율이 59.2%로 낮았고 롯데제과 77.7%, 해태제과 78.5%, 크라운제과 93.1% 순이었다.
라면의 경우, 오뚜기는 조사대상 8개 품목 전체에 가격 표시를 하지 않았다. 반면 농심은 13개 제품 중 10개(76.9%)에 가격을 표시해 가장 양호했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대표는 “지난해부터 식품업체들이 일제히 가격을 인상한 배경에 가격 숨기기가 자리하고 있다”면서 “소비자가격 표시를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2013-05-2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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