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물가協 조사 “설 다가올수록 상승폭 커질 전망”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는데 작년보다 4% 많은 19만4천원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조사됐다.돼지고기 등의 육류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과일과 채소류가 기상여건 악화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본격적인 설 대목 수요가 형성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설이 다가올수록 상승폭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단법인 한국물가협회(회장 김철운)는 설을 20여일 앞두고 서울 등 6대 도시의 전통시장 8곳에서 과일류·견과류·나물류 등 차례용품 29개 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기준으로 설 차례상 비용이 19만4천950원이 들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18만7천380원보다 4% 정도 오른 것이다.
총 29개의 조사품목 중 과일류를 포함한 16개 품목이 올랐고, 돼지고기 등 11개 품목이 내렸다.
과일류는 작년 여름 태풍에 의한 낙과피해로 수확량이 감소해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배 가격의 상승세가 두드러져 5개를 준비하는데 드는 전국 평균비용은 2만원으로 지난해 1만6천3백90원보다 22% 올랐다. 설이 임박하면 수요증가와 저장물량 감소로 상승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견과류 가운데 밤은 지난해 흉작으로 전국 대부분의 전통시장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밤 1kg을 준비하는데 평균 7천840원이 들어 작년 설보다 27.1% 상승할 것으로 조사됐다.
나물류는 올겨울 한파와 폭설에 따른 생육 부진으로 대부분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 시금치(1단)는 지난해 2천220원에서 3천150원으로 41.9%, 애호박(1개)도 1천510원에서 1천790원으로 18.5% 올랐다.
채소류인 무(1개)와 대파(1단)는 전년보다 각각 42.3%, 48.7% 오른 1천480원, 2천23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수입산 조기(부세)와 북어포 한 마리씩, 동태포 1kg 등 수산물을 준비하는 비용은 1만8천900원으로 작년 설보다 2.2% 내렸다. 수입산이 대부분인 이들 품목은 향후 수입물량과 수급량에 따라 등락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쇠고기는 선물용 수요증가로 오름세를 보였으나 돼지고기는 사육두수 증가에 따른 초과공급으로 목삼겹(수육용) 1kg이 지난해 1만6천660원에서 8% 내린 1만5천320원에 거래되고 있다.
돼지고기 등심(전용) 500g은 6천110원에서 16% 내린 5천130원에 판매되고 있다.
박예환 한국물가협회 조사담당 상무는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은 과일류와 채소류가 한파·태풍 등의 영향으로 출하량이 줄어든데다 설이 가까워질수록 수요가 증가, 큰폭의 오름세가 예상된다”며 “부재료인 밀가루, 식용유 등 가공식품 가격도 줄줄이 인상돼 가계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