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개 드는 ‘양적완화 출구전략론’… 찬반 다툼 재점화

다시 고개 드는 ‘양적완화 출구전략론’… 찬반 다툼 재점화

입력 2013-01-21 00:00
수정 2013-01-21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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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대비해야” vs 재정부 “섣부른 기대”

“경제 위기가 더 악화된다고 보긴 어렵다. (선진국에서) 양적완화 정책으로부터의 대응책이 나올 가능성에 대처해야 한다.”(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지난해 초에도 ‘유포리아’(극도의 행복감) 상태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있었지만 사실과 달랐다. 아직은 불확실성이 더욱 크다.”(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

한동안 잠잠하던 ‘출구전략론’(경기 침체 등에 대응해 풀었던 돈을 다시 회수하는 조치)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선진국이 출구전략을 쓸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리도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이 교차한다.

논의에 물꼬를 튼 이는 김중수 한은 총재다. 김 총재는 지난 18일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이제 (경제) 위기 자체는 더 악화된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생각보다 빨리 언와인딩(정상으로 되돌리다)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우리도 이런 가능성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가 출구전략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너무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면 자기 실현적 침체는 틀림없이 온다”는 부연 설명까지 곁들였다. 시장에서 기대하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 등의 부양책은 필요없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한국금융연구원도 20일 ‘외국인 채권 투자 확대 부작용 점검’ 보고서를 통해 “(양적완화 약화 등) 위험 회피 성향이 약해질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이 갖고 있는 우리나라 상장채권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91조원이다. 사상 최대다. 미국의 양적완화가 시작된 직후인 2008년 말 37조 5000억원에 견줘 배 이상 늘었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경기가 회복세에 진입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이르면 연말쯤 양적완화의 출구전략을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섣부른 기대’라고 선을 긋는다. 세계 경제가 안정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의 고용과 주택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고 중국 경제도 연착륙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훨씬 크다”면서 “자본의 급격한 유출 가능성에는 대비해야 하지만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바꾸기에는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때 10%까지 올랐던 미국 실업률은 지난달 7.8%까지 떨어졌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초저금리 정책 선회 기준으로 밝힌 수치(6.5%)와는 격차가 상당하다.

최상목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올해 말쯤 미국이 출구전략을 모색한다는 전망도 있지만 1년 안에 세계 경제가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출구전략은 비현실적인 말”이라고 못 박았다. 여기에는 1990년대 초 경기 불황에 소극적으로 대처했다가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한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국내외 실물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좋은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중앙은행이 정부와 꼭 같이 갈 필요는 없지만 당분간은 경기 활력을 되살리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생활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고 금리는 과도하게 낮아 (금리 인하 등) 추가적인 완화 조치 대신 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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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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