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인터넷 유통망서 과잉 보조금 등장이통사 전체로 확대·타 단말기로 전이 ‘가능성’
예약 판매 중인 아이폰5에 벌써부터 보조금 공세가 시작돼 이동통신사의 ‘제살 깎아먹기’식 보조금 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한동안 잠잠했던 보조금 출혈 경쟁이 다시 수면 위에 올라올 기미를 보이자 방통위는 KT와 SK텔레콤 등 이통사에 사전주의를 내리는 한편 아이폰5의 보조금 지급 현황에 대해 실태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5는 일부 인터넷 유통망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45만~55만원대에 예약 판매되고 있다.
KT와 SK텔레콤은 최대 13만원을 공식 보조금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일부 매장에서는 여기에 20만원 가량의 보조금을 더 붙여 3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극소수이긴 하지만 일부 유통망이 아이폰5의 예약 가입자를 모으면서 과도하게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소개하고 있다”며 “보조금 경쟁이 과열되는 움직임이 있기는 하다”고 말했다.
보조금 출혈 경쟁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은 이통업계가 아이폰5 출시를 올해 마지막 가입자 유치 경쟁이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지난 수개월간 국내 이통업계의 번호이동 시장이 눈에 띠는 신제품이 없었던 데다 정부의 보조금 단속도 겹쳐 극심한 ‘빙하기’를 거쳤지만 아이폰5의 출시로 ‘해빙기’가 시작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연말까지 아이폰5의 수요가 150만~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5는 이통사에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기회를 주기도 하지만 과열된 보조금 경쟁은 가뜩이나 낮은 영업 이익 구조에 독이 될 수도 있다.
아이폰에는 사실상 제조사의 보조금이 없어 소비자가 받게 되는 보조금은 이통사가 고스란히 부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아이폰에 대한 보조금은 100% 통신사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인 만큼 이통사들도 결코 보조금 경쟁이 과열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며 “하지만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한 이통사가 보조금을 쓰기 시작하면 다른쪽은 더 많은 보조금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KT와 SK텔레콤 간 과열된 보조금 경쟁은 아이폰5를 취급하지 않는 LG유플러스(LGU+)에까지 영향을 미치거나 아이폰5 외에 다른 단말기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
시장이 과열 양상을 띠자 방송통신위원회는 KT와 SK텔레콤의 마케팅 담당자를 불러 아이폰5로 시장이 과열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사전 주의를 내리며 조기 진화에 나섰다.
방통위는 지난 9월 이후 이통사의 과잉 보조금에 대해 시장 조사를 벌이고 있는데, 보조금 과잉 지급 사례가 적발되면 강경조치할 계획이라고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일부 딜러만 온라인에서 아이폰5를 싸게 파는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기존 보조금 단속의 연장선상에서 아이폰5가 실제 개통되는 오는 7일 이후 보조금이 가이드라인 상 지급 한도인 27만원을 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