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경부 “큰 변수 없으면 예비력 정상 수준 유지”1월 둘째주-2월 첫째주가 고비
정부가 16일 ‘동절기 전력수급 및 에너지 절약 대책’을 발표함에 따라 동절기 전력수급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올겨울은 극심한 한파로 전력 수요가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전력 당국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한 이달 5일 영광 원전 5·6호기가 품질검증서 위조 부품을 교체하는 작업에 들어가 가동이 전면 중단됨에 따라 전력 공급에 200만㎾의 공백이 생겼다.
이어 100만㎾급 영광 3호기마저 원자로 상단 제어봉 안내관에 균열이 생긴 것이 발견돼 정비에 들어갔는데 연내 재가동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절기 전력 수급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 “문제 없으면 예비력 400만㎾ 이상 유지” = 지경부는 제어봉 안내관 균열로 정비작업에 들어간 영광 원전 3호기 재가동 시점이 불투명한 점을 고려해 12월 셋째주 예비력이 171만㎾까지 떨어지고 1월 3-4주째 기간에 127만㎾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광 3호기가 정비를 마치고 조기에 가동되면 이 기간 예비력은 227-271만㎾로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수요관리를 통해 전력소비를 최대 320만㎾ 줄이면 이번 겨울에 예비력을 정상 수준인 400만㎾ 이상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경부는 이달 5일 영광 5,6호기 미검증 부품 공급 사건 브리핑 당시 올겨울 예비력이 1월에 239만㎾에 그치고 이때까지 원전 2기가 가동이 안되면 39만㎾로 떨어져 순환 정전을 단행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원전 2기가 연내 가동이 가능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발표했기 때문에 지경부가 사실상 재가동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동절기 전력고비를 넘기면 2013년말까지 신월성2호기(100만㎾), 신고리3호기(140만㎾) 등 총 700만㎾의 전력 공급원을 추가로 확보하게 돼 2014년에는 전력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1월 둘째주-2월 첫째주가 고비 = 2009년부터 4년간 전력피크는 1월 둘째주부터 2월 첫째주 사이에 발생했다.
12월말부터 1월초까지도 기온은 낮은편이지만 연말과 연초 휴무로 전력수요가 낮았기 때문이다.
주간으로 보면 한주 업무가 시작되는 월요일과 목요일에 동계 피크 발생 빈도가 높았다.
시간대별로는 오전 10-12시와 오후 5-7시에 피크가 발생하는데 최근 3년간 오전 피크는 오후 피크에 비해 100만㎾ 이상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용도별 피크 시간대는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는 산업용은 오전10시와 오후 3시에, 일반용은 오전 10시, 주택용은 오후 6시 이후 저녁 시간대로 조사됐다.
따라서 동절기 전력 수요 피크를 무사히 넘기려면 1월 둘째주부터 2월 첫째주 사이에, 특히 월요일과 목요일 오전 10-12시나 오후 5-7시 사이 전력 수요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 ‘기온과 고장이 변수’ = 그러나 기온이 예상보다 급격히 떨어지게 되면 전력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3년간 평균 기온은 1월 둘째주에 영하 9.7도로 가장 낮았고 지경부의 이번 대책도 이를 고려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기상청에서 내년 1월 최저 기온 예상 데이터를 주지 않아 예년 수치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영하 10도 안팎에서 온도가 1도 떨어지면 전력수요가 80만-100만㎾ 늘어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하 10도 안팎의 한파가 적어도 사흘이상 지속되면 추위가 한풀 꺾이지 전까지는 전력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발전기 고장과 원전 고장도 변수다.
발전기는 2010년 113건의 고장 건수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117건으로 늘었고 올해 들어 10월까지 161건으로 작년 한해 수치를 넘어섰다.
원전은 올해 들어 9차례나 고장을 일으켜 발전이 중단됐으며 영광 3호기는 예방정비 기간에 원자로 상단 제어봉 안내관에서 균열이 발견돼 연내 가동 재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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