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구간제’ 신경영 도입 토마토농사로 年매출 10억

‘책임구간제’ 신경영 도입 토마토농사로 年매출 10억

입력 2012-11-15 00:00
수정 2012-11-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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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세 청년농사꾼 허정수씨

농사꾼은 일찌감치 허정수(25)씨의 꿈이었다. 2007년 인문계인 전주 한일고교를 졸업하고 한국농수산대학에 진학, 채소학을 배웠다. 시설농업으로 벌이가 괜찮았던 부모 밑에서 자라 ‘농사꾼’에 대한 편견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농산물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귀에 인이 박이도록 들어온 까닭에, 남과 다른 선택을 하고서도 전혀 초조하지 않았다. 허씨는 전북 김제시 몽산리 1.15㏊(3500여평) 농장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다. 연간 매출이 10억원이 넘는다. 허씨는 1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떳떳한 농사꾼이 되는 것이 인생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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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수씨
허정수씨


●“떳떳한 농사꾼이 목표”

그가 생산하는 ‘새만금농원 토마토’는 서울 과일도매시장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품질을 자랑한다. 허씨는 그 비결을 “꾸준한 품질로 꾸준한 물량을 공급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면 과감한 투자와 효율적인 인력 운영, 끊임없는 자기계발이 필수라고 덧붙였다.

올여름에는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 2500만원짜리 팬코일 시설을 도입했다. 외부 조언을 듣는 데도 아낌없이 투자했다. 지금도 1회 60만원 하는 농업 컨설팅을 한 달에 두 번씩 꼬박꼬박 받고 있다. 허씨는 “컨설팅을 받으면 실수를 줄일 수 있다.”면서 “비싼 과외 받는다는 생각으로 지출한다.”고 말했다.

농장 인력을 ‘책임구간제’로 운영하는 것도 그만의 ‘비법’이다. 직원들에게 각자 구간을 나눠 맡긴 뒤 일한 만큼 더 벌어가게 한 것이다. 일한 시간이 적어도 작업량이 많으면 수입은 더 많을 수 있다. 책임구간제를 도입한 뒤 10명의 직원이 6명으로 줄었다. 직원 한 사람당 수입은 오히려 50만~100만원씩 더 늘었다. 한 달 수입이 최소 200만원 이상이란다.

●20대 소득, 도시근로자보다 높아

허씨는 “주변 친구들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대기업 취직이나 공무원 시험 준비하느라 고생하는 걸 보면 안쓰럽다.”면서 “그런데도 친구들한테 농사를 지어보라고 하면 다들 이상하게 쳐다본다.”고 말했다. 허씨처럼 농수산대를 졸업한 농사꾼들의 평균소득은 지난해 기준 6620만원이다. 지난해 국내 100대 기업의 연봉은 5700만원, 도시근로자 평균 연봉은 5098만원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2012-11-15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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