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의원 “금통위원 자격 스스로 포기한 것”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3명이 금리영향을 많이 받는 채권에 6억원 가까운 돈은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한 명은 대부업체 채권까지 손을 댔다.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설 훈(민주통합당) 의원이 9일 한은에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한 금통위원은 국민은행 등의 채권보유액이 3억1천만원에 이른다.
이 금통위원은 ‘하이캐피탈5’라는 대부업체의 채권까지 손을 댔다. 대부업체는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 등을 대상으로 연 37%의 비싼 대출이자를 받는다.
다른 위원은 동부제철 회사채에 2억2백만원을 투자했고 또 다른 위원도 한국저축은행 채권에 6천600만원을 묻어놨다.
금통위원이 총 7명인 것을 고려하면 반 가까이 채권투자에 나선 것이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원이 금리 변동에 민감한 채권에 투자한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 설 의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 금통위원은 “공직자윤리법상 채권 보유는 허용돼 있다”면서 “특히 금통위원 임명 전인 2009년 사들인 것으로, 만기도 올해 11월 초로 얼마남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한은 금통위원실은 “임명 직후 채권을 팔았다면 향후 금리기조를 예상해 매매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에 금통위원 모두 전혀 매매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만 했다”라며 “아무 문제 없다”고 말했다.
현재 금통위원들의 주식투자는 공직윤리법, 직원행동강령 등에 의해 규제를 받지만 채권투자엔 아무 제약이 없다.
그러나 설 의원은 “고금리 대출로 신음하는 서민을 위해 일해야 할 금통위원이 대부업체에까지 투자하는 상황이면 국민이 어떻게 한국은행을 믿을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원이 채권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금통위원 자격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며 봉급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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