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건설사들마저 자본잠식에 빠진 것은 그만큼 건설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건설사들의 자금 사정이 나빠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곳이 많아지자 투자자들은 건설사 발행 회사채를 외면하고 있다. 아예 회사채 발행을 위해 필요한 신용등급 평가마저 포기하는 건설사들도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종합건설 업종의 산업위험 등급을 2006년부터 6년 연속 ‘불리’로 평가할 정도다.
건설경기 부진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중단 등으로 건설사의 빚이 눈덩이처럼 쌓이고 자금조달이 계속 어려워지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건설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 건설경기 최악…여파 어디까지 가나
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9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전월보다 11.6포인트 오른 70.6을 보였다. 여름 비수기가 끝나고 ‘9ㆍ10 부동산 대책’이 나온 데 힘입어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아직도 건설경기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CBSI가 기준치인 100을 밑돌면 현재 건설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을 넘으면 그 반대다.
이 수치는 8월에는 59.0으로 2010년 8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았다.
실질적인 건설 수주 역시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탓에 혹한기를 겪고 있다.
통계청의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8월 건설기성은 작년 같은 달보다 7.3% 줄었고 건설수주는 29.9% 급감했다. 건설기성은 조사 대상 기간에 이뤄진 시공실적을 나타내고 건설수주는 기간 내에 공사를 수주한 규모이다.
경기동행지표인 건설기성이 부진한 데다가 경기선행 성격을 띠는 건설수주마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대형 건설사의 경우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해외 수주가 위축됐고 국내 시장에서도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자 연구원은 “건설업계가 불황 여파로 올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미분양과 거래부진은 대형사보다 중소형사에 더욱 치명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 건설사 회사채 외면에 신용평가 포기
건설사들은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일감 감소뿐만 아니라 자금조달 어려움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밟는 건설사는 아예 회사채 발행을 위해 필요한 신용등급을 부여받지 못한다.
작년 시공능력평가 기준으로 100대 건설사 중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는 27개다.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고 해도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신용이 떨어져 시장의 외면을 받기 일쑤다. 건설업 전반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이 건설사 회사채는 거들떠보지 않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회사채를 발행하는 건설사에 한해 신용평가 등급을 부여하는데 올해는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기업들까지도 발행을 유보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은 신용등급 ‘A’ 이상의 우량 건설사 회사채만 주로 편입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트리플B(BBB) 이하인 건설사는 회사채 발행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기업을 포함해 47개 건설사에 대한 신용등급을 매겼는데 이 중 29.7%인 14개 건설사 신용등급이 ‘BBB’ 이하였다. 한국신용평가가 등급을 매긴 34개 건설사 중에는 10곳의 등급이 ‘BBB+’이하였다.
한국신용평가 류승협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건설사 자금 사정이 좋지 않으면 회사채 발행이 늘어야 하는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지 못해 발행 업체가 줄었다”고 진단했다.
◇ 제2의 극동건설 나오나
건설사의 부채는 불안한 경기 여파로 계속 누적돼 심각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극동건설에 이어 덩치가 큰 다른 건설사의 부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공능력 16위의 금호산업 부채비율은 6월 말 현재 2천899%였다. 또 49위의 한일건설은 1천423%, 34위 삼부토건 1천45%, 50위 울트라건설 761%, 40위 동양건설산업 725% 수준이었다.
지난달 초 부도설이 난 시공능력 13위의 쌍용건설 부채비율 역시 692%로 상당히 높았고 36위의 고려개발 682%, 23위 동부건설도 547%에 달했다.
부채비율은 타인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보여주는 기업의 건전성 지표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불건전하다는 의미다.
건설사가 빚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면 결국 파산해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된다.
앞으로 건설 경기가 내리막길을 벗어나지 못하면 법정관리를 신청하거나 무력화하는 기업이 연달아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풍림산업, 삼환기업, 남광토건, 벽산건설, 극동건설 등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다.
이들 상장사는 주식 시장에서도 퇴출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법정관리 신청을 개시하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고 요건에 맞으면 상장 폐지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높은 부채비율이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 폐지로 즉각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부채 심화가 자본잠식, 기업회생절차 개시로 이어지면 결국 주식 거래에도 악영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건설사들의 자금 사정이 나빠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곳이 많아지자 투자자들은 건설사 발행 회사채를 외면하고 있다. 아예 회사채 발행을 위해 필요한 신용등급 평가마저 포기하는 건설사들도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종합건설 업종의 산업위험 등급을 2006년부터 6년 연속 ‘불리’로 평가할 정도다.
건설경기 부진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중단 등으로 건설사의 빚이 눈덩이처럼 쌓이고 자금조달이 계속 어려워지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건설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 건설경기 최악…여파 어디까지 가나
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9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전월보다 11.6포인트 오른 70.6을 보였다. 여름 비수기가 끝나고 ‘9ㆍ10 부동산 대책’이 나온 데 힘입어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아직도 건설경기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CBSI가 기준치인 100을 밑돌면 현재 건설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을 넘으면 그 반대다.
이 수치는 8월에는 59.0으로 2010년 8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았다.
실질적인 건설 수주 역시 부동산 시장이 부진한 탓에 혹한기를 겪고 있다.
통계청의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8월 건설기성은 작년 같은 달보다 7.3% 줄었고 건설수주는 29.9% 급감했다. 건설기성은 조사 대상 기간에 이뤄진 시공실적을 나타내고 건설수주는 기간 내에 공사를 수주한 규모이다.
경기동행지표인 건설기성이 부진한 데다가 경기선행 성격을 띠는 건설수주마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대형 건설사의 경우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해외 수주가 위축됐고 국내 시장에서도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자 연구원은 “건설업계가 불황 여파로 올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미분양과 거래부진은 대형사보다 중소형사에 더욱 치명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 건설사 회사채 외면에 신용평가 포기
건설사들은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일감 감소뿐만 아니라 자금조달 어려움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밟는 건설사는 아예 회사채 발행을 위해 필요한 신용등급을 부여받지 못한다.
작년 시공능력평가 기준으로 100대 건설사 중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사는 27개다.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다고 해도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신용이 떨어져 시장의 외면을 받기 일쑤다. 건설업 전반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이 건설사 회사채는 거들떠보지 않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회사채를 발행하는 건설사에 한해 신용평가 등급을 부여하는데 올해는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기업들까지도 발행을 유보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관투자자들은 신용등급 ‘A’ 이상의 우량 건설사 회사채만 주로 편입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트리플B(BBB) 이하인 건설사는 회사채 발행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기업을 포함해 47개 건설사에 대한 신용등급을 매겼는데 이 중 29.7%인 14개 건설사 신용등급이 ‘BBB’ 이하였다. 한국신용평가가 등급을 매긴 34개 건설사 중에는 10곳의 등급이 ‘BBB+’이하였다.
한국신용평가 류승협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건설사 자금 사정이 좋지 않으면 회사채 발행이 늘어야 하는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지 못해 발행 업체가 줄었다”고 진단했다.
◇ 제2의 극동건설 나오나
건설사의 부채는 불안한 경기 여파로 계속 누적돼 심각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극동건설에 이어 덩치가 큰 다른 건설사의 부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공능력 16위의 금호산업 부채비율은 6월 말 현재 2천899%였다. 또 49위의 한일건설은 1천423%, 34위 삼부토건 1천45%, 50위 울트라건설 761%, 40위 동양건설산업 725% 수준이었다.
지난달 초 부도설이 난 시공능력 13위의 쌍용건설 부채비율 역시 692%로 상당히 높았고 36위의 고려개발 682%, 23위 동부건설도 547%에 달했다.
부채비율은 타인자본에 대한 의존도를 보여주는 기업의 건전성 지표로 이 비율이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불건전하다는 의미다.
건설사가 빚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면 결국 파산해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된다.
앞으로 건설 경기가 내리막길을 벗어나지 못하면 법정관리를 신청하거나 무력화하는 기업이 연달아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풍림산업, 삼환기업, 남광토건, 벽산건설, 극동건설 등이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다.
이들 상장사는 주식 시장에서도 퇴출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법정관리 신청을 개시하면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고 요건에 맞으면 상장 폐지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높은 부채비율이 관리종목 지정이나 상장 폐지로 즉각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부채 심화가 자본잠식, 기업회생절차 개시로 이어지면 결국 주식 거래에도 악영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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