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 반드시 가르쳐야”…과학계 공식입장

“진화론 반드시 가르쳐야”…과학계 공식입장

입력 2012-09-05 00:00
수정 2012-09-0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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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라인 제시…복잡한 진화과정 인식 필요”진화론은 현대과학의 핵심”

최근 진화론 관련 일부 내용이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삭제된 데 대해 과학계가 “진화론은 모든 학생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할 현대 과학의 핵심 이론”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과학기술 석학들의 모임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5일 발표한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의 진화론 내용에 대한 수정·보완 가이드라인’에서 이러런 입장을 밝혔다.

이 기관은 “진화론은 과학적 반증(反證)을 통해 정립된 현대 과학의 핵심 이론 중 하나로 모든 학생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할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생명의 탄생 과정은 생물종의 진화에 대한 현대 과학적 이해와 분명하게 구분·설명돼야 한다”며 “생물종의 진화는 방향성을 갖고 직선형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복잡한 관목형 과정을 거쳤음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 기관은 논란이 돼 온 시조새와 말 화석에 관한 입장도 밝혔다.

종의 진화 과정이 특정 방향으로 직선형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은 학생들이 분명히 인식토록 해야 하지만 이를 진화론의 가치를 부정하는 근거로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현재 일부 과학 교과서가 시조새를 조류 또는 파충류에 가까운 유일한 중간종으로 오해하도록 서술했으나, 시조새 외에도 수각류 공룡에서 현생 조류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다양한 원시 조류의 화석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시조새 앞뒤로 어떤 종들이 있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교과서에서 빠져 있는 점은 문제지만, 시조새 관련 내용을 교과서에서 삭제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것이다.

또 말의 진화 과정에 대해서는 일부 과학 교과서가 1926년에 나온 오래된 그림과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이드라인은 “단순한 직선형으로 표현하고 있는 진화도를 관목형으로 대체해야 하며, 이런 진화도는 말 외에도 고래의 진화, 초기 양서류의 진화로도 설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 진화 경로에 관한 학계의 논란은 진화의 구체적인 과정을 밝히는 노력에서 나타난 지극히 정상적인 과학적 논의일 뿐, 결코 진화라는 엄연한 과학적 사실을 부인하는 근거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가이드라인은 과학교육과정 개발기관이자 과학교과서 감수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요청으로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만든 전문가협의회가 마련했다.

협의회 위원 11명은 과기한림원 회원 3명, 진화론 및 화석학 전문가 5명, 기초과학학회연합체 전문가 3명으로 구성됐으며 위원장은 최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맡았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한국과학창의재단을 거쳐 과학 교과서 인정기관인 서울시교육청과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를 내는 6개 출판사 7개 집필팀에게 전달된 후, 이에 따른 수정·보완·제출·승인 과정을 거쳐 내년도 교과서에 반영될 예정이다.

과학 교과서의 진화론 내용은 ‘교과서진화론추진회’라는 단체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교육과학기술부에 이를 삭제해 달라고 청원하고 생물학계가 이에 맞서 청원을 기각해야 한다고 반박하면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지닌 양대 과학 학술지 중 네이처는 당시 청원에 대해 “한국 정부가 창조론에 동조해 교과서를 수정한다는 비판이 있다”고 소개했고, 사이언스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 이에 관한 의견을 물어 보기도 했다.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유항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총괄부원장은 “2세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에 쌍방의 의견을 검토하고 전세계 과학계에서 인정받는 내용을 검토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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