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9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MBC ‘뉴스데스크’의 권재홍 앵커 관련 보도(5월17일자)를 심의했으나 재적 과반의 의견일치를 이루지 못해 또 다시 결론도출에 실패했다.

지난 2008년 방통심의위 출범 이후 과반의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해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통심의위는 법률 검토를 거쳐 이를 ‘의결 보류’ 결정이 난 것으로 볼지, 부결된 것으로 볼지를 결정한 뒤 이 안건에 대한 추후 심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방통심의위는 여권 성향 6명, 야권 성향 3명 등 9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여권 성향 4명이 ‘문제 없음’ 의견을, 야권 성향 3명이 법정 제제 의견을 내 양쪽 의견 모두 과반 동의를 얻지 못했다.

심의 대상이 된 당시 뉴스데스크는 “권 보도본부장이 노조원들의 퇴근 저지를 받는 과정에서 신체 일부에 충격을 입어 방송 진행을 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으나 노조 측은 틀린 ‘팩트’라고 반발했다.

앞서 이 안건은 방송심의소위원회를 거쳐 전체회의에 상정됐으나, 증거 추가 제출을 이유로 소위로 환송됐다가 이날 전체회의 재상정됐었다.

이처럼 이 안건이 석달 가까이 소위와 전체회의를 오가며 결론이 나지 않자 방통심의위가 민감한 사안에 대해 의도적으로 시간을 끄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방통심의위는 8일 열린 방송심의소위에서도 MBC 파업을 다룬 KBS 1TV의 ‘시사기획 창-2012 노동자의 삶’에 대해서도 심의를 벌였지만 제작진 의견 청취 여부를 놓고 갈등을 벌인 끝에 ‘의결 보류’를 결정한 바 있다.

MBC 사측은 이 프로그램이 노조의 입장을 옹호했다고 지적하며 심의를 요청했었다.

한편 방통심의위는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2012’에 대해 방송심의규정 35조 1항(성표현)과 44조2항(수용수준)을 이유로 행정지도인 권고와 시청등급 재조정 결정을 내렸다.

이 프로그램은 15세 이상 시청가 등급인데, 제작진이 방통심의위의 결정을 받아들이면 청소년이 시청하면 안되는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으로 내보내야 한다.

또 협찬주의 상품과 로고를 지나치게 많이 노출 시킨(46조 광고효과의 제한) KBS 2TV의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에 법정제재인 경고를 내렸으며 SBS의 퀴즈 프로그램 ‘세대공감 1억 퀴즈쇼’에 대해선 사행성 조장 우려(49조 시상품)가 있다고 판단해 법정제재인 주의를 결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