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의 힘이 갈수록 막강해지고 있다. 자본권력이 이미 정부의 영향력을 넘어서서 재벌이 국가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대기업이 몸집을 키우면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때 유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사회 양극화를 초래하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재벌에 대한 부(富) 쏠림 현상에 따른 문제를 해소하려면 대기업이 중소기업, 서민과 공생할 수 있는 경제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5대 재벌 자산총액만 754조…정부 자산의 절반 수준
한국 100대 그룹의 자산총액이 정부의 자산총액과 거의 맞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순자산과 부채를 더한 자산총액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적인 의미에서 덩치가 크다는 뜻이다.
1일 재벌닷컴이 발간한 ‘대한민국 100대 그룹’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자산 상위 100대 민간 그룹의 2011회계연도 말 자산총액 합계는 1천446조7천620억원으로 정부 자산총액 1천523조2천억원의 95%에 달했다.
이는 민간 기업들이 과거와 달리 양적ㆍ질적인 측면에서 정부와 대등한 수준에 이른 상황을 드러내는 수치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1990년대 초반만 해도 기업 쪽이 비교할 수 없이 작았다. 하지만 기업들이 연평균 8%가량 자산을 증가시키고 있어 올해안에 정부 자산을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부가 편중돼 그룹별 자산총액 간에도 격차가 매우 크다는 사실이다. 상위 5대 그룹의 자산총액 합계는 약 754조원으로 100대 그룹 총 자산의 절반이 넘었다.
특히 압도적인 1위 삼성그룹의 자산총액만 279조820억원으로, 25∼100위에 속한 그룹의 자산총액을 다 합한 규모(267조8천490억원)보다 컸다.
자산 순위가 높은 그룹일수록 실적도 좋은 편이어서 앞으로 그룹별 자산총액 격차는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상위 5대 그룹의 2011회계연도 순이익 합계는 42조6천410억원으로 100대 그룹 전체 순이익 65조7천340억원의 65%나 됐다.
◇자산 10조원 이상 그룹 23곳
민간 100대 그룹 중 총자산이 10조원 이상인 곳은 자산총액이 10조4천570억원으로 집계된 현대백화점까지 23개 그룹이었다.
100조원 이상인 곳은 4곳(삼성ㆍ현대차ㆍSKㆍLG), 100조원 미만∼50조원 이상이 3곳(롯데ㆍ현대중공업ㆍGS), 50조원 미만-10조원 이상이 한진ㆍ한화ㆍ두산 등 16곳 이었다.
100대 그룹의 창업 역사는 평균 49.2년으로 집계됐다. 1960년대 초반에 창업한 곳이 가장 많았다.
1896년 창업해 116년 역사를 가진 두산이 최장수 그룹으로 나타났다. 그 외 경방, 삼양, 삼성, 대림 등이 창업 70년이 넘었다.
STX는 2001년 창업해 자산 순위 11위에 올랐고, 1990년대 창업한 미래에셋ㆍ넥슨ㆍNHNㆍ셀트리온 등도 100위권에 포함됐다.
100대 그룹 중 창업 1세가 경영하는 곳은 28곳이었다. 창업 2세가 경영하는 곳이 59곳, 3세가 이끄는 곳이 13곳이었다.
창업 2∼3세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계열 분리해 독자적으로 출범한 그룹은 23곳이다. 삼성에서 계열분리한 그룹이 CJ, 신세계, 한솔, 보광, 중앙일보 등 5곳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에서 분리한 곳은 현대자동차 등 4곳, LG에서 분리한 곳이 4곳이었다.
100대 그룹 계열사를 모두 합치면 2천498개사로 집계됐다. 재벌당 평균 25개사를 거느린 셈이다.
◇재벌 富 편중…경제민주화 ‘역행’
대기업이 부를 창출하면 그 혜택이 중소기업과 서민에게까지 돌아가는 ‘낙수효과’가 나타나야 국가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국내 재벌에 대한 부의 집중은 그 온기가 아래로 퍼지지 않고 오히려 양극화를 고착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권력 행사의 측면에서 재벌이 정부를 역전한지 오래됐다. 재벌과 정부 한 곳이 다른 곳을 압도하기보다는 서로 공생하며 국민을 외면하고 부패하는 일이 벌어져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윤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권은 계속 바뀌지만 재벌의 힘은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된다”며 “재벌의 독과점 방지와 공정거래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육성하는 양면적인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계는 국가가 민간보다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야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며 기업들이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려면 더 덩치를 키워야 한다고 반박한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한국 경제가 폐쇄돼 있다면 그룹별 자산 편중을 문제 삼을 수 있지만 개방화 시대에 국내 기업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표 그룹들의 자산이 더 커져야 한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대기업이 몸집을 키우면 세계무대에서 경쟁할 때 유리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사회 양극화를 초래하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재벌에 대한 부(富) 쏠림 현상에 따른 문제를 해소하려면 대기업이 중소기업, 서민과 공생할 수 있는 경제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5대 재벌 자산총액만 754조…정부 자산의 절반 수준
한국 100대 그룹의 자산총액이 정부의 자산총액과 거의 맞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순자산과 부채를 더한 자산총액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적인 의미에서 덩치가 크다는 뜻이다.
1일 재벌닷컴이 발간한 ‘대한민국 100대 그룹’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자산 상위 100대 민간 그룹의 2011회계연도 말 자산총액 합계는 1천446조7천620억원으로 정부 자산총액 1천523조2천억원의 95%에 달했다.
이는 민간 기업들이 과거와 달리 양적ㆍ질적인 측면에서 정부와 대등한 수준에 이른 상황을 드러내는 수치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1990년대 초반만 해도 기업 쪽이 비교할 수 없이 작았다. 하지만 기업들이 연평균 8%가량 자산을 증가시키고 있어 올해안에 정부 자산을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부가 편중돼 그룹별 자산총액 간에도 격차가 매우 크다는 사실이다. 상위 5대 그룹의 자산총액 합계는 약 754조원으로 100대 그룹 총 자산의 절반이 넘었다.
특히 압도적인 1위 삼성그룹의 자산총액만 279조820억원으로, 25∼100위에 속한 그룹의 자산총액을 다 합한 규모(267조8천490억원)보다 컸다.
자산 순위가 높은 그룹일수록 실적도 좋은 편이어서 앞으로 그룹별 자산총액 격차는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상위 5대 그룹의 2011회계연도 순이익 합계는 42조6천410억원으로 100대 그룹 전체 순이익 65조7천340억원의 65%나 됐다.
◇자산 10조원 이상 그룹 23곳
민간 100대 그룹 중 총자산이 10조원 이상인 곳은 자산총액이 10조4천570억원으로 집계된 현대백화점까지 23개 그룹이었다.
100조원 이상인 곳은 4곳(삼성ㆍ현대차ㆍSKㆍLG), 100조원 미만∼50조원 이상이 3곳(롯데ㆍ현대중공업ㆍGS), 50조원 미만-10조원 이상이 한진ㆍ한화ㆍ두산 등 16곳 이었다.
100대 그룹의 창업 역사는 평균 49.2년으로 집계됐다. 1960년대 초반에 창업한 곳이 가장 많았다.
1896년 창업해 116년 역사를 가진 두산이 최장수 그룹으로 나타났다. 그 외 경방, 삼양, 삼성, 대림 등이 창업 70년이 넘었다.
STX는 2001년 창업해 자산 순위 11위에 올랐고, 1990년대 창업한 미래에셋ㆍ넥슨ㆍNHNㆍ셀트리온 등도 100위권에 포함됐다.
100대 그룹 중 창업 1세가 경영하는 곳은 28곳이었다. 창업 2세가 경영하는 곳이 59곳, 3세가 이끄는 곳이 13곳이었다.
창업 2∼3세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계열 분리해 독자적으로 출범한 그룹은 23곳이다. 삼성에서 계열분리한 그룹이 CJ, 신세계, 한솔, 보광, 중앙일보 등 5곳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에서 분리한 곳은 현대자동차 등 4곳, LG에서 분리한 곳이 4곳이었다.
100대 그룹 계열사를 모두 합치면 2천498개사로 집계됐다. 재벌당 평균 25개사를 거느린 셈이다.
◇재벌 富 편중…경제민주화 ‘역행’
대기업이 부를 창출하면 그 혜택이 중소기업과 서민에게까지 돌아가는 ‘낙수효과’가 나타나야 국가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국내 재벌에 대한 부의 집중은 그 온기가 아래로 퍼지지 않고 오히려 양극화를 고착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권력 행사의 측면에서 재벌이 정부를 역전한지 오래됐다. 재벌과 정부 한 곳이 다른 곳을 압도하기보다는 서로 공생하며 국민을 외면하고 부패하는 일이 벌어져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윤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권은 계속 바뀌지만 재벌의 힘은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된다”며 “재벌의 독과점 방지와 공정거래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육성하는 양면적인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계는 국가가 민간보다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야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며 기업들이 세계무대에서 경쟁하려면 더 덩치를 키워야 한다고 반박한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한국 경제가 폐쇄돼 있다면 그룹별 자산 편중을 문제 삼을 수 있지만 개방화 시대에 국내 기업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표 그룹들의 자산이 더 커져야 한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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