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inside] 용산참사 소재·평점테러 논란까지… 올 여름 가장 뜨거운 ‘두개의 문’
지난 2009년 1월 20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의 철거 대상 건물에서 벌어진 ‘용산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에 대한 관심이 심상찮다. 논란 속에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두 개의 문’은 강제철거에 맞서는 철거민과 진압하려는 경찰과의 대치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철거민 5명과 경찰 특공대원 1명에 대한 기록을 꼼꼼하게 재구성하고 있다. 25시간 동안의 참혹한 현장을 생생하게 담았다.
●입소문 타고 상영관 수도 늘어
관객들 사이에서는 논쟁이 뜨겁다. 온라인에서는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며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전형적인 선동 영화, 테러리스트들을 미화하는 영화”라고 폄하하는 쪽도 있지만 “가난한 자만 사지로 내몰리는 슬픈 현실을 담고 있다. 꼭 봐야 할 영화”라며 적극 옹호하는 관객들도 적잖다. 네티즌들도 별 차이 없다. 당시 의경으로 현장을 직접 경험했다고 밝힌 한 네티즌은 “시위자들은 일반시민과 버스에도 화염병을 던졌고 쇠나사를 총류로 발사할 정도로 과격했다.”면서 “경찰은 이유 없이 시위자들을 강경진압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포털 게시판에 올렸다. 영화를 봤다는 허모(31)씨는 “참혹하지만 불편한 진실에 한발 더 다가간 영화다. 과연 누구를 위한 공권력인가.”라고 지적했다.
●“선동 영화” vs “꼭 봐야” 네티즌 설전
논쟁은 영화 ‘평점 테러’ 시비로 옮겨붙었다. 개봉 초기 각 포털사이트에서 매기는 영화 평점은 8~9점대였지만 일부 네티즌이 의도적으로 점수를 깎아 내리면서 하루 만에 4점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현재 네이버에서는 10점 만점에 3.87점, 네이트는 0.7점, 다음은 4.8점의 ‘이상한’ 평점을 기록 중이다. 반면 영화를 관람한 관객이 점수를 매기는 CGV 회원들의 평점은 8.4점으로 높다.
●개봉초기 평점 9점서→4점으로… “악의적 비하”
영화사 측은 이에 대해 “영화에 반대하는 쪽이 악의적으로 평점을 낮추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평론가 최강희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영화에 1점을 준 이들이 하나같이 ‘좌좀’(좌빨좀비)과 ‘선동’ 등의 단어 외에는 어휘력이 협소한 걸로 봐서 활동 수준이 매우 낮은 ‘수꼴 알바’(수구꼴통 아르바이트)로 추정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두 개의 문’은 성적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종로의 기적’을 함께 제작한 김일란·홍지유 감독이 연출했다.
이영준·명희진기자 apple@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