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쿠웨이트산 추가 도입… 영국산 등 유종 다양화 모색
유럽연합(EU)이 다음 달부터 이란산 원유 수송선에 대한 보험 제공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정유업계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유럽 회사의 보험이 없으면 국내 정유사들 역시 이란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을 운항할 수 없기 때문이다.2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내 업체는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 등이다. 이들 회사는 지난해 원유 수입량(9억 2676만 배럴)의 9.4%인 8678만 배럴을 이란으로부터 들여왔다. 그러나 EU의 보험 제공 중단에 따라 정부와 정유사들은 이미 이라크, 쿠웨이트 등을 상대로 원유 추가 도입과 관련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란산 수입물량 비중 역시 지난달 4.8% 선까지 떨어뜨렸고, 이달 초 이후에는 사실상 이란으로부터 수입을 중단한 상태다. 이어 장기계약이 아닌 현물시장의 비율을 높이고, 영국산 브렌트유 등 다른 유종의 수입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전 세계 50개 정도인 수입 유종의 물량을 조절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더라도 수급에는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려됐던 유가 폭등의 가능성도 적어졌다. 세계 원유 수입시장의 ‘큰손’인 인도와 일본은 자체적으로 원유 수송선에 대해 보험을 제공하기로 한 데다 최근 유로존 위기에 따라 국제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선박 보험과 관련, EU와의 협의를 지속하는 동시에 이란산 원유를 대체할 유종을 확보하고, 수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석유제품 수출량을 조절해 국내 수요를 충당하기로 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2012-06-27 1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