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900선 붕괴… 실물경제로 확산 우려

코스피 1900선 붕괴… 실물경제로 확산 우려

입력 2012-05-16 00:00
수정 2012-05-1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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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정위기’ 국내경제 파장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탈퇴 가능성이 커지면서 15일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봉합 국면으로 가는 듯했던 유럽 재정위기는 그리스, 프랑스 등에 재정 긴축을 반대하는 정권이 들어서면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때문에 올 들어 안정세를 보였던 국내 금융시장은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수출을 비롯한 실물 경기 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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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만에 또…
4개월만에 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 등으로 코스피 지수가 1900선 밑으로 떨어진 15일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심각한 표정으로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77포인트(0.77%) 하락한 1898.96으로 마감됐다. 31포인트까지 하락했다가 낙폭을 만회한 것이다. 19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1월 18일(1892.39)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환율도 4개월 만에 1150원대를 넘어섰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9원 오른 1154.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225지수는 0.81%, 항셍지수는 1.15% 하락했으며, 전날 프랑스 CAC40지수는 2.29% 폭락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우리 금융시장이 유로 리스크를 크게 반영하고 있는데 변동 폭이 펀더멘털에 비해 과민하다고 생각한다.”며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시장을 진정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면 그리스 국채에 투자한 유럽 은행들의 손실이 커지고, 이들은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 투자한 자산을 처분해 재무상태를 개선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금 가운데 30%를 차지하는 유럽계 자본의 이탈도 불가피해진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리스뿐만 아니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취임 이후 프랑스와 독일의 유로존 위기 해법 조율도 필요한데 단시간에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유럽 리스크가 국내외 금융시장에 상당 기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위기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수출 등 실물 경제의 타격도 우려된다. 지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유럽은 하반기에 경제성장률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그리스·올랑드 변수’로 인해 금융시장의 불안이 실물로 옮겨 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의 경기 둔화가 중국, 미국 등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으로 이어지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무역·수출 경기도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놓이게 된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유럽발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회복세로 접어든 미국과 글로벌 경기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국 역시 중국의 수출 감소 등으로 악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위기가 실물 경기에 미칠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실장은 “금융시장의 충격이 최소 3~4주는 지속돼야 실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는 프랑스, 독일 등의 합의로 봉합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실물 경제 위기를 말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오달란·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2012-05-1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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