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인수성공시 D랩점유율 30% 돌파
하이닉스가 파산보호신청을 낸 일본 D램업체 엘피다 인수에 뛰어들어 향후 D랩 업계의 판도변화를 예고했다.전문가들은 SK텔레콤의 현금 여력이 있는 만큼 실제로 인수가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다만, 인수 가격이 지나치게 높거나 인수 시너지가 떨어진다고 판단할 때 하이닉스는 경쟁사들의 인수에 대해 견제하는 정도의 선에서 인수의사를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는 이날 오전 엘피다의 매각 주관사인 노무라에 1차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하이닉스 외에 입찰제안서를 낸 곳은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일본의 도시바로 알려졌다.
메리츠증권은 엘피다는 3차례의 협상 과정을 통해 4월말 이후 인수 회사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히는 미국의 마이크론과 도시바에 하이닉스가 뛰어들면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현재 하이닉스의 가용현금은 7조원 가량이고 올해 투자분 4조원 등을 감안하면 하이닉스는 최대 1조5천억원 가량의 현금을 동원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이닉스가 엘피다를 인수할 경우에는 D램업체 시장점유율 30%를 넘기면서 삼성전자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하이닉스가 쏟아부을 수 있는 현금이 최근 인수가격으로 논의되는 수준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솔로몬투자증권 임돌이 연구원은 “현재 D램업체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4%이고 하이닉스가 23% 정도”라며 “하이닉스가 엘피다를 인수할 경우 삼성전자와 경쟁할 수 있는 업체로 올라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임 연구원은 “하이닉스가 자신들의 가용현금을 다 쓸 수 있다고 가정하면 인수가격에 부담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하이닉스가 본격적으로 엘피다를 인수하기 위해 나섰다기보다 경쟁업체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강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하이닉스의 경쟁업체가 모두 엘파다 인수에 참여하는데 하이닉스는 견제 차원에서라도 움직였을 것”이라며 “역시 가격이 문제인데 자금이 부담되는 만큼 그만큼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면 적극적으로 인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닉스가 굳이 엘피다 인수에 나서지 않더라도 하이닉스는 충분히 수혜를 예상해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메리츠증권 이세철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엘피다의 파산 보호신청 때문에 D램의 공급부족이 2분기 이후 본격화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하이닉스측에 엘피다 인수설에 대해 조회공시를 했다. 공시시한은 다음달 2일 정오까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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