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위기 ‘복병’ 스페인 재정위험 우려 증폭

유럽위기 ‘복병’ 스페인 재정위험 우려 증폭

입력 2012-03-29 00:00
수정 2012-03-29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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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붕괴 위험 낮아졌지만 불안 여전히 잠복

유럽 재정위기가 한고비를 넘긴 듯했지만 또 다른 복병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스페인이다.

한동안 관심 밖에 있던 이 나라가 다시 우려의 중심에 선 데는 스페인 언론의 보도가 한몫을 했다.

스페인 정부는 현재 자국 은행들에 담보물 등으로 보유한 악성 부동산 자산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520억 유로를 투입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 언론이 28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소식통을 인용, 스페인 정부가 은행의 자본 재조정을 위해 구제금융 요청 절차에 들어갔다고 보도해 스페인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EU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신은 줄지 않고 있다.

스페인이 재정 적자 감축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아직 의심스러운 데다가 앞으로 성장성에 대한 확신도 없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말 0.25%였으나 현재 -1.2%로 크게 떨어져 있다.

이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7일 유로존에 스페인을 비롯한 남유럽 국가들을 위한 구제금융 기금 규모를 1조 유로로 늘려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EU 집행위원회도 오는 30일 열리는 EU 재무장관회의에서 위험에 대비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재원을 총 9천400억 유로로 늘리자고 제의했으나 현재로서 이 안이 채택될 가능성은 낮다.

이 같은 위험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증시는 이 같은 소식에 계속 오르락내리락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나정오 연구원은 “최근 유럽 위기의 해결에 대한 ‘희망’은 높아졌지만 정작 ‘현실’은 나아진 것이 없다. 지표들이 전월이나 지난해보다 나아졌다고 하더라도 위기 전 수준으로 돌아가지는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재정 불안정을 해결하기 위한 방화벽이 만들어져 있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처럼 증시가 주저앉을 위험은 적지만, 위험은 아직 도사리고 있다는 얘기다.

동양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유럽 재정 붕괴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는 이미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기 전까지 심리적인 반응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 선성인 연구원은 “스페인에서 소문이 퍼진 것은 좋지 않은 국내 상황을 우회적으로 보여줬다. 유럽 재정위기는 큰 틀에서는 안정을 찾았지만 은행 자본 확충에 대한 우려와 정치적인 충돌은 계속 있을 것이고 이에 증시는 즉각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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