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1년…재해복구로 재정건전성 악화 韓 반사이익 점차 소멸…경쟁력 강화해야
일본의 국가 부도위험이 1년 전 일본 대지진 당시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일본은 대지진 후유증과 함께 재정건전성 악화라는 합병증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현재 일본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18.2bp(1bp=0.01%포인트)로 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작년 3월의 최고치인 117.8bp(16일)보다 컸다.
일본 부도지표는 대지진이 발생한 작년 3월11일 83.5bp에 그쳤던 것이 같은 달 16일 118bp로 올랐다가 4월 말에는 오히려 79bp로 떨어졌다.
그러다가 유럽 재정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작년 10월4일 155bp까지 치솟았다가 조금씩 하향 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여전히 일본 대지진 당시보다는 높은 상태다.
한국의 부도지표 역시 일본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이달 6일 CDS프리미엄은 141.4bp로 작년 3월16일(105.1bp)을 크게 웃돌았다.
한국의 부도지표는 대지진이 일어나 작년 3월11일 102bp에서 같은 달 16일 105bp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고 4월 말에는 95bp로 내려갔다. 일본처럼 작년 10월4일 228bp로 최고조에 달했고 작년 말 161bp를 거쳐 140bp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한국과 일본의 부도지표가 작년 대지진 당시보다 더 높은 것은 회복 가능한 대지진 여파보다는 유럽 재정위기 등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은 대지진 후유증으로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일본은 대지진으로 2만명 가까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17조엔(약 238조원)에 달하는 재산피해를 보았다. 이 때문에 재해복구를 위해 14조엔이 넘는 추경을 편성해야 했고 중앙정부의 빚은 더 늘어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정한 작년 일본 국가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11.7%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몰린 그리스나 이탈리아보다도 높았다. 작년 일본은 31년 만에 처음으로 무역적자까지 봤다.
이에 반해 한국은 자동차, 반도체 부문 등에서 반사이익을 누린 것이 사실이다.
작년 대일(對日) 수출 증가율은 2010년보다 11.4%포인트 오른 40.8%를 기록했다.
그러나 일본은 점차 피해를 복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엔고 탈피를 모색하고 있어 한국도 반사이익에 기대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완성차 공장은 거의 다 복구가 돼 미국 시장 점유율이 지난달 말 37.8%에 달했다. 2010년 연간 평균 점유율이 38.6%였던 것을 고려하면 원래 수준과 비슷해졌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