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연맹이 19일 공개한 한우고기 유통가격 조사 결과는 소값 하락에 신음하는 축산농가와 값이 비싸 먹지 못하는 서민 사이의 괴리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산짓값이 폭락해 도매가격이 20% 이상 떨어지는데도 백화점과 할인점의 가격은 오히려 오르고 식당 고깃값은 내리지 않으니 도시민들이 농민의 고통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대형유통업체들은 “같은 등급이라도 품질에 차이가 크다. 단순히 등급만으로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발했다.
◇비싼 고깃값…유통수익이 이유
횡성한우 한마리값의 유통구조를 연도별로 보면 소고기 값이 왜 비싼지 쉽게 이해된다.
2010년 한마리를 팔아 농가가 가져가는 돈은 719만9100원이었다. 올해 1월에는 559만4200원으로 줄었다. 값이 20%나 폭락했다.
소비자 판매가격은 1138만4362원에서 1004만112원으로 11.8% 내렸다.
그러나 소비자판매가격에서 농가수취액을 뺀 유통수익은 같은 기간 426만9507원에서 424만5912원으로 0.5% 줄어드는데 그쳤다.
산지가격 하락분의 절반을 소비자가 아닌 유통단계에서 챙긴 것이다. 특히 도매 유통마진이 3.1%에서 3.8%로 0.7%포인트 높아진데 반해 소매 유통의 마진율은 34.4%에서 38.5%로 4.1%포인트나 상승했다.
유통수익의 91%를 대기업이 운영하는 백화점, 대형할인점, 전문음식점 등이 가져가는 셈이다.
소비자연맹은 “이 기간에 운송비 등 직접비용이 1%정도 올랐지만 매장운영비, 인건비, 제세공과금 등은 별 차이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백화점·할인점·음식점 판매가격 들여다보니
1월 부위별 소비자판매가격을 보면 1++등급은 2010년 10월 7625원에서 이달 7717원으로 1.2% 올랐다. 설 연휴를 앞두고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은 고급 갈비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한 업계의 이기적인 가격책정이 원인이다.
반면 1+등급(-3.7%), 1등급(-3.4%) 갈비가격은 소폭 하락했다.
유통업체별 평균 소비자가격은 백화점과 정육점이 큰 차이를 보였다.
1++등급의 100g당 한우고기 가격이 정육점에서 6374원인데 백화점은 82% 비싼 1만1738원에 판매됐다. 대형할인매장(8047원), 대형할인점(8862원)도 정육점보다 32%, 28% 높게 판매가가 책정됐다.
가격변동률을 보면 정육점 판매가격은 2010년 10월 7147원(1++등급 기준)에서 이달 6374원으로 10.8% 낮아졌다. 백화점(1만1738원)은 0.9%, 대형할인점(8862원)은 12% 가격이 오르는 ‘기현상’이 빚어졌다.
음식점 판매가격은 전문음식점과 정육판매식당이 큰 차이를 보였다.
1++등급의 등심 100g판매가격은 전문식당이 2만2834원, 정육식당 1만1392원으로 가격차이가 두배였다. 채끝은 1만8529원, 1만2167원으로 편차가 52%였다.
소비자연맹이 조사한 130곳 음식점 중에서 등심 1++등급 100g 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 강남구 벽제갈비 도곡동점으로 5만417원이었다. 버드나무집 서초점(4만6154원), 남포면옥(3만4000원)이 뒤를 이었다.
같은 등급의 생갈비도 벽제갈비 도곡동점이 100g에 4만7667원으로 최고가였다. 대전 서구의 옛성 한우(2만8000원), 한국관 도곡동점(2만6400원)보다 2만원 정도 비싸게 팔렸다.
◇유통업체 “단순 판매가격 비교는 무리”
소비자연맹의 이번 조사는 판매가격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유통과정의 도축기간, 포장 등 관리의 정도, 맛 등은 고려되지 않았다.
이때문에 유통업체들은 난감해하는 표정을 짓는다.
백화점중 한우고기를 가장 비싸게 파는 롯데백화점측은 “한우는 같은 1+ 등급이라도 맛과 영양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 백화점은 더 나은 품종을 구하고자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정선과정에서 높은 품질 기준을 바탕으로 부분육 중 10~12%(등심 기준)의 지방과 막을 제거하고 있다고 한다. 유통업계 평균인 5~8%보다 높은 수치다.
유통 과정에서 품질 유지를 위해 재고관리, 위생, 포장 비용도 다른 업태보다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강남의 한 음식점 관계자는 “좋은 고기를 구하려고 얼마나 발품을 파는지 모른다. 맛이 아닌 등급만으로 판매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소비자연맹은 “아무리 부대비용이 든다고 해도 가격차이가 두배나 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소비자연맹은 대형유통업체들이 도매가격 변동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하도록 업체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추진하고 육류가격에 대한 소비자 의견을 모아 전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산짓값이 폭락해 도매가격이 20% 이상 떨어지는데도 백화점과 할인점의 가격은 오히려 오르고 식당 고깃값은 내리지 않으니 도시민들이 농민의 고통을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대형유통업체들은 “같은 등급이라도 품질에 차이가 크다. 단순히 등급만으로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발했다.
◇비싼 고깃값…유통수익이 이유
횡성한우 한마리값의 유통구조를 연도별로 보면 소고기 값이 왜 비싼지 쉽게 이해된다.
2010년 한마리를 팔아 농가가 가져가는 돈은 719만9100원이었다. 올해 1월에는 559만4200원으로 줄었다. 값이 20%나 폭락했다.
소비자 판매가격은 1138만4362원에서 1004만112원으로 11.8% 내렸다.
그러나 소비자판매가격에서 농가수취액을 뺀 유통수익은 같은 기간 426만9507원에서 424만5912원으로 0.5% 줄어드는데 그쳤다.
산지가격 하락분의 절반을 소비자가 아닌 유통단계에서 챙긴 것이다. 특히 도매 유통마진이 3.1%에서 3.8%로 0.7%포인트 높아진데 반해 소매 유통의 마진율은 34.4%에서 38.5%로 4.1%포인트나 상승했다.
유통수익의 91%를 대기업이 운영하는 백화점, 대형할인점, 전문음식점 등이 가져가는 셈이다.
소비자연맹은 “이 기간에 운송비 등 직접비용이 1%정도 올랐지만 매장운영비, 인건비, 제세공과금 등은 별 차이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백화점·할인점·음식점 판매가격 들여다보니
1월 부위별 소비자판매가격을 보면 1++등급은 2010년 10월 7625원에서 이달 7717원으로 1.2% 올랐다. 설 연휴를 앞두고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은 고급 갈비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낮다는 점을 고려한 업계의 이기적인 가격책정이 원인이다.
반면 1+등급(-3.7%), 1등급(-3.4%) 갈비가격은 소폭 하락했다.
유통업체별 평균 소비자가격은 백화점과 정육점이 큰 차이를 보였다.
1++등급의 100g당 한우고기 가격이 정육점에서 6374원인데 백화점은 82% 비싼 1만1738원에 판매됐다. 대형할인매장(8047원), 대형할인점(8862원)도 정육점보다 32%, 28% 높게 판매가가 책정됐다.
가격변동률을 보면 정육점 판매가격은 2010년 10월 7147원(1++등급 기준)에서 이달 6374원으로 10.8% 낮아졌다. 백화점(1만1738원)은 0.9%, 대형할인점(8862원)은 12% 가격이 오르는 ‘기현상’이 빚어졌다.
음식점 판매가격은 전문음식점과 정육판매식당이 큰 차이를 보였다.
1++등급의 등심 100g판매가격은 전문식당이 2만2834원, 정육식당 1만1392원으로 가격차이가 두배였다. 채끝은 1만8529원, 1만2167원으로 편차가 52%였다.
소비자연맹이 조사한 130곳 음식점 중에서 등심 1++등급 100g 가격이 가장 비싼 곳은 서울 강남구 벽제갈비 도곡동점으로 5만417원이었다. 버드나무집 서초점(4만6154원), 남포면옥(3만4000원)이 뒤를 이었다.
같은 등급의 생갈비도 벽제갈비 도곡동점이 100g에 4만7667원으로 최고가였다. 대전 서구의 옛성 한우(2만8000원), 한국관 도곡동점(2만6400원)보다 2만원 정도 비싸게 팔렸다.
◇유통업체 “단순 판매가격 비교는 무리”
소비자연맹의 이번 조사는 판매가격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유통과정의 도축기간, 포장 등 관리의 정도, 맛 등은 고려되지 않았다.
이때문에 유통업체들은 난감해하는 표정을 짓는다.
백화점중 한우고기를 가장 비싸게 파는 롯데백화점측은 “한우는 같은 1+ 등급이라도 맛과 영양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 백화점은 더 나은 품종을 구하고자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정선과정에서 높은 품질 기준을 바탕으로 부분육 중 10~12%(등심 기준)의 지방과 막을 제거하고 있다고 한다. 유통업계 평균인 5~8%보다 높은 수치다.
유통 과정에서 품질 유지를 위해 재고관리, 위생, 포장 비용도 다른 업태보다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강남의 한 음식점 관계자는 “좋은 고기를 구하려고 얼마나 발품을 파는지 모른다. 맛이 아닌 등급만으로 판매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소비자연맹은 “아무리 부대비용이 든다고 해도 가격차이가 두배나 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소비자연맹은 대형유통업체들이 도매가격 변동을 소비자가격에 반영하도록 업체 대표들과의 간담회를 추진하고 육류가격에 대한 소비자 의견을 모아 전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