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연금 수익률 ‘굴욕’

4대연금 수익률 ‘굴욕’

입력 2011-11-28 00:00
수정 2011-11-28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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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평균 누적 수익률 -15.58%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국내 4대 연금의 주식 투자 운용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연기금은 폭락장에서 대거 주식을 매입해 ‘구원투수’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국민의 소중한 재산인 연금의 수익률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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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은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국내 주식에 직접 투자해 각각 -14.01%와 -17.11%의 수익률을 냈다. 공무원연금공단도 -16.4%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주식 간접투자로 기금을 운용하는 국방부 군인연금은 -14.79%였다.

4대 연금의 7월 말까지 평균 누적 수익률은 4.3%를 기록했지만,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가 본격화되면서 8월 말 -11.98%로 떨어졌다. 9월 말에는 -15.58%로 수익률 악화가 심해졌다.

4대 연금의 전체 수익률은 자산운용사들과 비교해 약간 뒤처지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44개 운용사는 8월 말까지 -10.34%, 9월 말까지 -14.39%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라자드코리아운용(-0.65%)과 골드만삭스운용(-3.06%) 등 일부 운용사는 4대 연금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았다. 연기금이 주식 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물론 다른 기관투자가를 압도하는 ‘강자’인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성적표다.

연기금은 리먼 사태로 주가가 폭락한 2008년에는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국민연금은 2008년 8월 말 누적 수익률이 -19.36%에서 9월 말 -20.29%, 10월 말 -37.98%를 기록했다. 사학연금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코스피는 2008년 10월 말에 연초보다 41.33%나 폭락했고, 자산운용사들은 -40.14%의 수익률을 내 연기금보다 좋지 않았다.

연기금은 폭락장에서 지수 하락을 방어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수익이 국민 세금인 연금적자보전 예산과 직결되는 만큼 안정적인 운용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은 내년에 국외주식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어서 수익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2006~2010년 국외 위탁운용 주식 평균 수익률은 -2.30%로 국내주식 평균 수익률 12.53%를 크게 밑돌았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금융부문 중 국외주식 투자비중을 2006년 0.45%에서 2010년 5.6%로 늘렸고, 내년에는 8.1%로 늘릴 예정이다. 예산정책처는 보고서에서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국외주식 투자비중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규모가 큰 연기금은 펀드처럼 유연성 있게 주식 비중을 조절하기 힘들다.”면서 “보유 물량이 워낙 많다 보니 코스피 지수 등락에 따라 수익률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2011-11-2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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