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에 혈안’ 외국계 은행 몰인정 점입가경

‘돈벌이에 혈안’ 외국계 은행 몰인정 점입가경

입력 2011-11-24 00:00
수정 2011-11-2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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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당, 수수료 인하 거부, 中企지원 외면 등

외국계 은행들이 사회공헌을 무시하는 행각이 점입가경이다.

거액의 배당금을 수시로 챙기고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덜기 위한 국내 금융기관들의 수수료 인하 움직임에 불참하더니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기금 출연도 아예 외면하고 있다.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 인간의 온기를 상실한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수수료 인하대열에 외국계 은행만 불참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의 ‘바가지 수수료’로 서민들이 고통받는다는 여론이 거세지자 시중은행은 물론 신협, 새마을금고까지 각종 수수료를 내렸다.

하지만 SC제일은행,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은 요지부동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자사 통장을 개설하면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SC제일은행은 전면적인 인하 대신 취약계층의 창구 이용수수료 감면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조치에 대한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않다.

회사원 김모(40)씨는 “수수료 인하 혜택을 받으려면 통장에 가입하라는 얘기는 자사 고객을 확대하려는 영업전략의 하나일 뿐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은행 창구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최근 수년 새 급격히 줄었다는 점에서 SC제일은행의 창구 수수료 인하도 결국 ‘생색내기’인 셈이다.

이들 은행의 ATM 이용수수료는 은행권에서 가장 비싼 수준이다.

영업시간 후 자동화기기(ATM)로 같은 은행 간 이체하는 수수료는 국내 은행이 무료인 데 비해 외국계 은행들은 600원을 부과하고 있다. 타행이체 수수료는 무려 2천원을 넘는다.

◇ 중소기업 지원 ‘난 몰라라’

수수료 인하보다 더욱 큰 비판을 받는 것은 자금난에 부닥친 중소기업 지원을 외면하는 행태다.

올해 들어 글로벌 금융불안이 심해지고 기업 경영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자 10개 시중은행은 신용보증기금에 총 2천615억원의 보증재원을 출연했다.

이 돈은 은행 대출을 받는 중소기업에 신보가 보증을 서는 데 쓰였다. 보증재원의 10배가량이 대출 보증에 쓰였다. 총 집행액은 2조5천억원이다.

외국계 은행들은 이 출연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 SC제일, 씨티은행은 물론 올해 론스타에 8천억원 가까이 배당한 외환은행도 출연하지 않았다.

올해 중소기업 경영환경이 급속히 악화했음에도 ‘부도 대란’이 일어나지 않은 데는 신보의 대출 보증이 큰 역할을 했다. 외국계 은행에는 이런 온정의 손길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외환은행은 “2009년 출연한 1차분을 아직 다 쓰지 않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은 2009년 출연한 2천여억원을 모두 소진하고 올해 다시 대규모 출연에 나섰다.

금융소비자연맹의 조남희 사무총장은 “고배당, 쥐꼬리 기부, 수수료 인하 불참, 중소기업 지원 외면 등 외국계 은행들의 행태는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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