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발목잡힌 한미 FTA…전문가들 ‘우려’

정치에 발목잡힌 한미 FTA…전문가들 ‘우려’

입력 2011-10-28 00:00
수정 2011-10-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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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 처리로 한껏 고무되던 우리 국회의 FTA 비준안 처리 전망이 다시 안갯속에 휩싸였다.

서울시장 선거패배의 여파로 정부와 여당의 행동반경이 좁아진데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공동 저지’ 공세가 강력해지고 있는 탓이다.

한미 FTA가 또다시 정치권에 발목이 잡힌 데 대해 정부는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비준안처리가 지연되면 이미 발효를 준비 중인 미국 등 각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대한 대외신인도가 저하되고 관세인하로 수출입 기업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기회비용으로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염려했다.

외교통상부는 28일 야5당이 대표회담을 통해 비준안 처리 불가 입장을 재확인하고 비준안 처리 저지를 위해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한데 대해 “그렇게 설명을 하고 설득을 했는데 아쉽다”고 밝혔다.

더욱이 야5당이 공동발표문에서 “재재협상 결과에 기초해 오는 19대 국회에서 협정파기 여부를 포함한 한미FTA 비준 여부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지난 정권 때는 ‘잘했다’고 평가해 놓고 너무한다”는 볼멘소리도 섞였다.

한미 FTA 비준안 지연은 정치권의 혼란을 차치하더라도 가뜩이나 침체에 빠진 한국경제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와 여당의 리더십이 문제가 생겼다”면서 “FTA를 포함한 경제 정책 전반에 포퓰리즘이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수동 산업연구원(KIET) 연구원은 “크지는 않겠지만 국가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면서 “비준안 처리가 지연될수록 미국의 압력이 거세지고 국제사회에서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자칫 단일 국가로는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대통령 서명까지 끝낸 미국 기업들이 한국시장을 겨냥한 가격 인하 등 마케팅 전략을 꼼꼼히 세우고 있는데 반해 국내 수출업체들은 전혀 대응을 못하고 있어 FTA 발효 후 초반 기싸움이 불리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최석영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FTA교섭대표는 “이미 미국의 기업들은 내년 1월 1일 FTA 발효에 대비해 철저히 준비를 하고 있지만 우리 수출업체들은 손을 놓고 있는 상태”라면서 “현지 마케팅 전략을 2~3개월전부터 수립해야 하는데 국내업체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재건에 나선 상황에서 국회처리가 지연될수록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줄어든다”며 “중국산 유럽산과 유리한 경쟁환경이 조성될 수 있었는데 그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인교 교수는 “미국이 먼저 FTA 이행법안을 처리한 것은 지금처럼 세계 경제 침체에 통상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 국회의원들도 대의적 관점에서 한미 FTA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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