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SK 품에 안기나

하이닉스, SK 품에 안기나

입력 2011-09-20 00:00
수정 2011-09-2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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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이 STX의 중도 포기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 매각 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키로 하면서 SK그룹이 하이닉스를 가져갈 가능성이 커졌다.

주식관리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20일 공동매각주간사 및 주식관리협의회와 협의를 거쳐 다음달 24일로 예정된 본입찰을 포함한 매각관련 주요 일정을 당초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채권단은 10월 말까지 본입찰을 통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11월 중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등 일정을 밝혔었다.

금융권과 관련업계에서는 다른 입찰후보자인 STX가 전날 중도 포기 의사를 밝혀 매각 일정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채권단이 특혜 시비 우려와 제값을 받지 못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이번만은 하이닉스의 주인찾기를 성사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배경에는 이번에도 하이닉스 지분을 팔지 못하면 매각작업이 또다시 장기간 표류할 거라는 위기의식이 깔려있다. 2001년 10월부터 하이닉스를 공동관리해온 채권단은 그동안 세 차례나 하이닉스 매각을 추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채권단은 지난 6월 매각 공고를 내면서도 하이닉스 매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었다. 채권단이 보유한 구주만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인수기업에 신주 발행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구주 매각은 매각대금이 고스란히 채권단의 수중에 들어가지만, 신주를 발행하면 자금이 하이닉스에 유보돼 인수업체는 반도체산업의 특징인 막대한 설비투자비 부담을 덜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채권단은 또 구주에만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자 이를 즉각 철회했고 매각가 불확실성 논란도 나오자 본입찰과 주식매매계약(SPA) 일정의 간격을 줄여 이를 최대한 없애고자 했다.

바닥을 친 반도체산업이 회복 국면에 놓여 있어 이번 매각작업을 없었던 일로 하고 다음으로 미루거나 입찰 일정을 연기해 인수후보를 추가로 모으면 매각가를 높일 수 있었으나 채권단은 이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지 않았다.

구주를 최대한 비싸게 팔아 매각차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매각 자체를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SK만 본입찰에 참여하면 과거의 특혜시비가 재연될 수 있지만 2009년 9월과는 다르다고 채권단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는 효성그룹만 인수의향서를 냈지만 지금은 STX와 SK 2개 기업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해 ‘유효경쟁’은 일단 성립됐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다음달 24일 진행되는 본입찰에는 SK 단독으로 참여하고 채권단도 매각 성사에 비중을 두면서 하이닉스의 주인은 SK로 가려질 공산이 큰 상황이다. SK도 입찰 초기부터 하이닉스 인수에 공을 들여왔다.

문제는 인수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가 단독으로 응찰하게 되면서 가격 결정권은 인수후보기업에 쏠리는 형국이지만 채권단은 써낸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고 판단될 경우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지 않을 수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SK가 시장에서 용인되는 가격을 써낸다면 하이닉스를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며 “너무 낮은 가격을 적어내면 배임이나 특혜시비 때문에 채권단으로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입찰안내서도 받지 못해 가격에 대해 언급하긴 곤란하다”며 “반도체 산업의 전망, 입찰 조건 등을 면밀히 검토해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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