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보다 유럽이 문제다

미국보다 유럽이 문제다

입력 2011-08-11 00:00
수정 2011-08-11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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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내 증시가 7일 만에 반등에 성공하면서 미국발 신용등급 강등의 쇼크는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유럽이라는 더 큰 산이 버티고 있어 시장 변동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은 어디까지나 단일 국가 내에서 벌어진 위기이고,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기축통화인 ‘달러’와 금에 버금가는 안전자산인 ‘미 국채’라는 무기를 쓸 수 있다. 유럽은 다르다. 27개 국가가 모여 유럽연합(EU)을 만들었고 이 중 17개국은 단일 통화인 유로를 쓰는 ‘유로존’이다. 경제 위기가 발생하면 회원국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대처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초 그리스에서 시작된 재정위기는 유럽 전역으로 번져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잠재적 불안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재정위기에 대한 유럽의 해법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두 나라는 ‘덩치 큰 문제아’다.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 PIG 국가는 경제 규모가 작고 재정위기가 전면에 드러났기 때문에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유로존에서 3, 4위의 경제국이어서 상황이 다르다.

이런 이유로 유럽중앙은행(ECB)은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를 사주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 21일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한도를 늘려 회원국에 자금을 공급해 주기로 결정했지만, 여름휴가와 맞물리면서 각국 의회의 승인이 늦어지자 시장 안정을 위해 내린 특단의 조치였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만기가 9~10월에 몰려 있어 9월 위기설이 불거진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유럽의 돈줄’인 독일의 반대가 문제다. 독일은 ECB의 역할은 물가 안정이지 회원국의 국채 매입이 아니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EFSF의 한도를 늘리는 데도 미온적이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독일 국민들은 회원국 자금을 지원하느라 자국 재정부채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반감이 있다. 독일의 두드러진 경제성장으로 인해 위기 의식이 희박해 양보할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은 “유럽 위기의 불씨를 끌 칼자루를 쥔 독일이 통 큰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면 시장 불안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유럽 재정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유로존의 단일 채권인 유로본드를 발행함으로써 국채 금리가 높아 자본 조달 비용이 높았던 국가들의 비용 부담을 덜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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