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장관 “임원 연봉 삭감 일자리 창출”에 반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지난 4일 ‘30대 대기업 임원 연봉 10% 삭감과 청년층 일자리 1만개 창출’ 발언<서울신문 8월 5일자 1면>에 대해 재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장·차관들 연봉부터 먼저 깎으라는 날 선 비판이 나온다.
5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최 장관의 발언이 지난달 3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포럼에서의 ‘과도한 경영진 월급을 줄여 청년층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보고 정부의 관련 정책이 어떻게 정해질지 주목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정부는 영원한 ‘갑’인 데다 최근 대·중소기업 상생정책 등 대기업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는 분위기에서 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수장의 말을 흘려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 장관의 발언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4대 그룹의 한 임원은 “임원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통해 매출 신장을 꾀하는 것은 민간 기업으로서는 당연한 일”이라면서 “임원 연봉을 깎으라고 주문하기 전에 정부 부처 장·차관과 국장급 연봉을 먼저 줄이는 솔선수범을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제 단체의 한 관계자도 “‘정부가 시키면 (기업은) 한다’는 70년대식 인식을 드러내면서 스스로 함정에 빠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경부는 이날 자료를 통해 “30대 대기업 임원들의 연봉을 파악하고, 각 기업별 연봉 삭감과 고용 창출효과를 분석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다른 지경부 관계자는 “장관이 30대 대기업 임원 연봉을 파악한 자료에 근거해서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김승훈기자
douzirl@seoul.co.kr
2011-08-06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