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전기먹는 하마’..냉장고보다 많아

셋톱박스, ‘전기먹는 하마’..냉장고보다 많아

입력 2011-06-27 00:00
수정 2011-06-2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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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를 보거나 TV를 녹화하는 등에 활용되는 셋톱박스의 전기 소비량이 냉장고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천연자원보호협회(NRDC)에 따르면 고선명 디지털비디오레코더(HD DVR) 1대와 고선명 케이블 박스 1대의 연간 전기 소비량은 절전형 냉장고(21 입방 피트, 약 600ℓ)보다 10%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재 미국에는 인구 2명당 1대 꼴인 1억6천만대의 셋톱박스가 있고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셋톱박스의 전기 사용량이 많은 것은 일반적으로 셋톱박스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계속 전원을 켜두기 때문이다.

NRDC는 셋톱박스의 전기 소비량 중 66%는 케이블 TV를 시청하지 않거나 DVR로 녹화를 하지 않는 등 사용하지 않을 때 소모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속적으로 전원이 켜져 있는 것은 케이블 네트워크와 관련이 있는 전자제품 업체, 케이블과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디자인과 프로그램 때문이지만 미국의 관련 업체들은 개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타임 워너 케이블의 대변인은 “에너지 효율적인 셋톱박스는 우리의 관심사이기도 하지만 장비를 구입할 때 기능과 비용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셋톱박스 개선에 난색을 표했다.

셋톱박스의 전원을 완전하게 끊는데 시간이 걸리고 껐다가 다시 연결할 때에도 컴퓨터를 껐다가 켤 때처럼 정상 가동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너지 효율 전문가들은 기술적으로 이런 문제들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실제 유럽에서는 셋톱박스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자동으로 대기 상태로 전환돼 전기 소비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사용할 때에 비해 에너지 소비량을 95%까지 줄일 수 있는 ‘숙면(deep sleep)’ 상태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럽에서 셋톱박스를 껐다가 다시 켜는 데는 1∼2분 정도가 걸린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셋톱박스와 관련한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해 셋톱박스에 대한 에너지 스타(Energy Star, 자발적 에너지 효율 인증 프로그램)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2013년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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