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내 신호전달 핵심구조 밝혔다

세포내 신호전달 핵심구조 밝혔다

입력 2011-06-22 00:00
수정 2011-06-2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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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현 KAIST 교수팀 성과..’사이언스 시그널링’ 표지논문

세포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단백질·유전자 사이에서 이뤄지는 복잡한 상호 작용의 기본 구조를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세포내 신호전달 네트워크의 최소 핵심 구조, 이른바 ‘커널(Kernel)’을 찾아냈다고 22일 밝혔다.

생명체의 세포가 호르몬이나 약물 등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아 특정 단백질을 만드는 ‘반응’에 이르기까지는 세포 내부의 단백질 및 유전자들은 네트워크 형태로 서로 영향을 미치며 신호를 전달해야 한다.

인간 세포의 경우 약 2천여개의 단백질이 약 8천여가지의 상호 작용을 통해 신호를 전달하는 네트워크가 존재한다.

이처럼 네트워크 규모가 매우 크고 복잡하기 때문에, 전통적 분자생물학 연구만으로는 그 구조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슈퍼컴퓨터 등 IT 및 시스템과학을 활용, 부분적 정보를 한 데 모아 생명현상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시스템 생물학’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조 교수팀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 세포 내 신호전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단백질 및 유전자간 영향관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불필요한 중간 단계의 단백질을 걸러내는 방식으로 네트워크의 기본을 이루는 가장 단순한 구조를 찾아 ‘커널’이라고 이름 붙였다.

연구진은 발견한 커널을 대장균, 효모, 인간 신호전달 네트워크에 적용한 결과 고등생명체일수록 네트워크에서 커널 이외 부분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생명체가 커널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부분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는 뜻이다. 커널에 포함된 단백질과 유전자는 대체로 여러 종에 걸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것들로, 진화 속도가 느렸다.

또 특징적으로 커널에는 생명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필수유전자’와 이상이 생기면 특정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질병유전자’, 약물과 결합해 치료에 활용되는 ‘약물 관련 유전자’가 많았다.

조 교수는 “이번에 찾은 커널에는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약물의 ‘타깃 단백질’이 다수 포함돼 있어 커널 내 단백질 연구를 통한 신약 개발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더 나아가 이 커널을 바탕으로 시스템상에서 ‘가상 인간(virtual human)’을 만들고 이를 대상으로 맞춤형 치료 방법을 찾는 날도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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