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끼 상품’ 논란 속에도 저가 외식 상품 인기 입증
‘통큰 치킨’이 돌아왔다?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 12일부터 전국 88개 점포에서 ‘흑마늘양념치킨’을 7천원에 한 달 한정으로 팔고 있다.
이 제품은 여러 가지 면에서 지난해 12월 처음 매장에 나왔다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여론에 밀려 일주일 만에 판매가 중단된 통큰 치킨을 떠올리게 한다는 게 유통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일단 두 상품 모두 대형마트가 그 자리에서 바로 튀겨 파는 같은 크기(900g)의 닭요리인데다 용량 대비 싼값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5천원이었던 통큰 치킨보다는 2천원 비싸지만, 당시 따로 팔았던 양념소스의 값을 고려하면 큰 차이가 없다.
롯데마트가 이 제품을 홍보하려고 전단에 내건 수식어도 ‘4인 가족이 먹기에 충분히 큰 치킨’인데다, 포장지의 글꼴도 닮아 자연스럽게 통큰 치킨을 연상시킨다.
반면 롯데마트 측은 이 제품은 통큰 치킨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지난해 통큰 치킨 발매 당시 치킨 가맹점 업계의 거센 반발이 재현될까 우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통큰 치킨과는 상관없이 계속 팔아오던 제품”이라며 “이번에 포장을 들기 쉬운 것으로 바꿨고, 값을 한시적으로 깎아주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그러나 아무리 봐도 ‘닮은’ 이 치킨의 등장은, 대형마트들이 ‘미끼 상품’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소비자의 관심을 쉽게 끌 수 있는 값싼 외식 상품에 대한 유혹을 버리지 못한다는 것을 새삼 증명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8월 나와 비슷한 제품의 효시 격이 된 1만1천500원짜리 ‘이마트 피자’는 현재 122개 매장에서 인기리에 팔리고 있고, GS수퍼마켓은 ‘초대형버거’로 후발주자 홈플러스와 경쟁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지난달 노병용 사장이 직접 통큰 치킨에 대해 “전설로 남는 게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며 부활 가능성을 일축하기도 했지만, 오히려 지난 3월 ‘손큰 피자’를 내놓는 등 저가 외식 상품을 더욱 강화하기도 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통큰 치킨’이 많은 논란 속에 사라졌지만, 대형마트들이 저가 외식 상품의 유인 효과를 포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오히려 논란이 가져올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