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혐의 놓고 이전투구
신한은행이 검찰에 고소한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의 15억원 횡령 혐의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희건 명예회장의 자문료로 알려진 문제의 15억원의 출처와 용처는 빅3에게는 매우 민감한 대목이다.신한은행의 주장은 신 사장이 개인적으로 쓰기 위해 빼돌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신 사장은 이사회에서 “라응찬 회장과 이백순 행장도 자문료를 썼다.”고 주장했다. 적어도 자신을 위해 돈을 쓰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전성빈 이사회 의장은 “라 회장은 부인했다.”고 밝혔지만 이 행장도 자문료를 사용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기 부적절하다.”면서 언급을 피했다.
15억원의 실체는 검찰 수사에서 자연스레 드러날 전망이다. 신 사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여부가 걸려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신 사장은 자문료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수차례에 걸쳐 이 회장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를 열었다 폐쇄하는 비정상적인 방식을 사용하고, 2007년부터 비서실 직원이나 직원 가족 명의로 돈을 인출해 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신 사장 측의 주장대로 이 회장의 자문료를 라 회장·이 행장이나 신 사장이 마음대로 사용했다면 그 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에 따라 큰 파장을 미칠 수도 있다. 정치자금으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2010-09-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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