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 주민 “정부가 정책 뒤집는 것은 어불성설”
정부가 청라지구,영종하늘도시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절반 이상을 재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인천의 성장동력을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지역사회에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시민들은 ‘정부가 이미 7년 전 경제자유구역을 지정.고시해 놓고 개발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해제 운운하는 것은 일관성 없는 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5일 재조정 대상에 포함시킨 경제자유구역 가운데 인천지역 단위지구는 청라지구,영종하늘도시,인천공항,영종미개발지,용유.무의복합도시 등 5곳이다.
지경부는 이들 지구를 포함한 전국의 경제자유구역 단위지구 35곳에 대해 민간전문간 10여명으로 평가단을 구성,앞으로 1~2개월에 걸쳐 재조정을 위한 실사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방경제자유구역청과 협의를 거쳐 지정 해제 등 재조정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경우 재조정 대상 5개 지구의 면적이 137.6㎢로,지난 2003년 지정.고시된 전체 면적 209.5㎢의 66%에 이른다.
영종도는 119.8㎢로 당초 지정된 면적의 86%를 웃돈다.
영종지구는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관광.문화.주거가 유기적으로 연계된 개발콘셉트로,영종하늘도시를 중심으로 각종 개발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특히 을왕.남북.덕교동 일대 주민 5천여명은 경제자유구역 개발로 인해 장기간 건축허가 제한 등의 불이익을 감수해왔다.
영종도 주민 정모(50)씨는 “대대로 삶의 터전을 꾸려오면서 경제자유구역이란 이유로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했는데 이제 와서 정부가 정책을 뒤집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청라지구도 국제금융.레저단지를 목표로 개발이 추진 중인데 이번 소식에 직격탄을 맞았다.
청라지구는 이미 대부분의 아파트.주상복합 분양이 끝나 올해 3천300가구,내년 7천가구 등의 입주가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청라지구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김모(36)씨는 “청라지구 개발을 맡고 있는 LH의 재정난으로 개발이 제대로 이뤄질지 걱정이 큰 상황에서 경제자유구역에서마저 제외되면 국내외 기업.투자 유치는 아예 물건너 가는 게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인천시는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경부의 경제자유구역 해제 및 면적 조정 검토 요구에 대해 이달 초 ‘현행 유지’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송도.청라.영종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상호 보완적인 개발 콘셉트를 가지고 시너지를 내도록 계획됐기 때문에 일부 지역을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하면 당초 지정 취지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란 설명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6일 “경제자유구역 지정 해제는 관련 법에 따라 시.도지사의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면서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오는 2020년까지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개발사업이고 지난해까지 인프라 구축을 위한 1단계 사업이 마무리된 만큼 본격적인 외국인 투자유치와 개발사업을 흔들림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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