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에 불이 붙었다.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성능과 디자인만으로는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없는 ‘가격조정’의 국면을 맞은 것이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은 가격 인상 효과를 상쇄해온 신차 효과가 더는 소비자들에게 먹혀들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메이커별로 성능을 개선한 신차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가격’이라는 무기 없이는 경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현대차 드디어 가격 내렸다
국내 내수 시장점유율이 50%에 달하는 현대차가 최근 중.대형차 가격을 잇달아 인하했다.안에서는 ‘동생’격인 기아차가 치고 올라오고 바깥에서는 수입차들의 공세가 거세지는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불가피한 대응책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말 후륜구동 세단 제네시스 2011년형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최대 500만원 내렸다.
이 경우 에어 서스펜션 등 고급 사양을 제외함에 따라 실제 가격 인하 효과는 252만원 정도다.또 나머지 4개 트림은 일부 사양을 추가함에 따라 실제 가격은 22만∼60만원 가량 내린 셈이 됐다.
그랜저는 최근 24주년 기념 모델을 출시하면서 럭셔리 모델과 럭셔리 스마트 팩 모델을 100만∼111만원 인하했다.일부 사양들을 추가한 것을 포함하면 가격 인하 효과는 최대 140만원에 달한다.
출시와 함께 가격을 상당폭 올려 논란이 됐던 신형 쏘나타도 기아차 K5와 르노삼성 뉴 SM5가 추격해오자 다급히 2011년 모델의 가격을 사양가치 비교가격으로 41만∼56만원 낮췄다.
현대차가 중.대형차 가격을 일제히 인하한 것은 급락하는 내수점유율 회복이 급선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때 월 판매량이 1만대 이상이던 그랜저는 지난달 2천229대에 그치며,기아차 K7에 4개월 밀려났다.지난 5월 2천315대가 팔린 제네시스는 갈수록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에 고객을 빼앗기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 5월 내수점유율은 42.5%로 2008년 9월 40%를 기록한 이후 2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현대차의 가격 인하는 다른 메이커들과 수입차 업계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갈수록 거세지는 수입차 가격공세
현대차의 가격 인하는 기아차나 르노삼성 등 국내 업체들의 경쟁 모델을 의식한 것은 물론 수입차들로부터 국내 고급차 시장을 지키려는 의도도 내포돼 있다.
지난해 말부터 불기 시작한 독일 프리미엄 업체와 일본 양산차 업체들의 신차 출시와 가격 인하 공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벤츠와 BMW는 치고받기 식의 가격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먼저 벤츠는 작년 8월 신형 E클래스를 구형 대비 500만원 가량 내린 가격에 내놓으면서 BMW를 제치고 단숨에 수입차 판매 1위로 올라선 뒤 8개월 연속 정상을 지켰다.
이에 BMW는 지난 4월 ‘뉴 5시리즈’ 4개 모델을 구형 모델보다 100만원 가량 내려 출시했고,BMW는 곧바로 5월에 수입차 업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벤츠는 최근 직분사 가솔린 엔진 CGI를 장착한 C클래스 2종,E클래스 1종 등 3종을 디젤모델보다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며 다시 반격에 나섰다.
두 회사의 가격 경쟁은 다른 수입차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특히 6천만원대 고급 수입차 시장에서는 A6와 ES350을 앞세운 아우디와 렉서스도 가격 인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본 업체들의 가격 인하는 국산 중형차 시장까지 여파를 미치고 있다.
한국토요타는 이달 중 렉서스 고객에 등록세 대납,재구매 고객 현금지원 등을 통해 최대 1천400만원의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한국닛산은 중형 세단 ‘올 뉴 인피니티M’을 출시하면서 배기량을 높이고 편의장치를 추가했는데도 차값은 270만원 내렸다.
혼다코리아는 어코드를 사면 2%의 취득세를,시빅 하이브리드를 사면 300만원 상당의 주유상품권을 각각 지원하고 있다.
미쓰비시를 수입하는 MMSK는 랜서,랜서 에볼루션,아웃랜더 등을 올해 들어 10∼20%씩 일제히 인하해 일본차 가격파괴 바람을 일으켰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 프리미엄 업체들과 일본 양산차 업체들의 경쟁적인 가격 인하가 계속되면서 지금까지 출시와 함께 가격이 인상돼온 국산차들과 수입차와의 가격 차가 갈수록 좁혀졌으며,이에 타격을 받은 현대차가 가격 조정에 나선 상황”이라며 “내수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본격적인 가격 경쟁은 이제부터 본격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국산차와 수입차 모두 성능과 디자인만으로는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없는 ‘가격조정’의 국면을 맞은 것이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은 가격 인상 효과를 상쇄해온 신차 효과가 더는 소비자들에게 먹혀들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메이커별로 성능을 개선한 신차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가격’이라는 무기 없이는 경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현대차 드디어 가격 내렸다
국내 내수 시장점유율이 50%에 달하는 현대차가 최근 중.대형차 가격을 잇달아 인하했다.안에서는 ‘동생’격인 기아차가 치고 올라오고 바깥에서는 수입차들의 공세가 거세지는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불가피한 대응책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말 후륜구동 세단 제네시스 2011년형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최대 500만원 내렸다.
이 경우 에어 서스펜션 등 고급 사양을 제외함에 따라 실제 가격 인하 효과는 252만원 정도다.또 나머지 4개 트림은 일부 사양을 추가함에 따라 실제 가격은 22만∼60만원 가량 내린 셈이 됐다.
그랜저는 최근 24주년 기념 모델을 출시하면서 럭셔리 모델과 럭셔리 스마트 팩 모델을 100만∼111만원 인하했다.일부 사양들을 추가한 것을 포함하면 가격 인하 효과는 최대 140만원에 달한다.
출시와 함께 가격을 상당폭 올려 논란이 됐던 신형 쏘나타도 기아차 K5와 르노삼성 뉴 SM5가 추격해오자 다급히 2011년 모델의 가격을 사양가치 비교가격으로 41만∼56만원 낮췄다.
현대차가 중.대형차 가격을 일제히 인하한 것은 급락하는 내수점유율 회복이 급선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때 월 판매량이 1만대 이상이던 그랜저는 지난달 2천229대에 그치며,기아차 K7에 4개월 밀려났다.지난 5월 2천315대가 팔린 제네시스는 갈수록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에 고객을 빼앗기고 있다.
현대차의 지난 5월 내수점유율은 42.5%로 2008년 9월 40%를 기록한 이후 2년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현대차의 가격 인하는 다른 메이커들과 수입차 업계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갈수록 거세지는 수입차 가격공세
현대차의 가격 인하는 기아차나 르노삼성 등 국내 업체들의 경쟁 모델을 의식한 것은 물론 수입차들로부터 국내 고급차 시장을 지키려는 의도도 내포돼 있다.
지난해 말부터 불기 시작한 독일 프리미엄 업체와 일본 양산차 업체들의 신차 출시와 가격 인하 공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벤츠와 BMW는 치고받기 식의 가격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먼저 벤츠는 작년 8월 신형 E클래스를 구형 대비 500만원 가량 내린 가격에 내놓으면서 BMW를 제치고 단숨에 수입차 판매 1위로 올라선 뒤 8개월 연속 정상을 지켰다.
이에 BMW는 지난 4월 ‘뉴 5시리즈’ 4개 모델을 구형 모델보다 100만원 가량 내려 출시했고,BMW는 곧바로 5월에 수입차 업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벤츠는 최근 직분사 가솔린 엔진 CGI를 장착한 C클래스 2종,E클래스 1종 등 3종을 디젤모델보다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며 다시 반격에 나섰다.
두 회사의 가격 경쟁은 다른 수입차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특히 6천만원대 고급 수입차 시장에서는 A6와 ES350을 앞세운 아우디와 렉서스도 가격 인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본 업체들의 가격 인하는 국산 중형차 시장까지 여파를 미치고 있다.
한국토요타는 이달 중 렉서스 고객에 등록세 대납,재구매 고객 현금지원 등을 통해 최대 1천400만원의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한국닛산은 중형 세단 ‘올 뉴 인피니티M’을 출시하면서 배기량을 높이고 편의장치를 추가했는데도 차값은 270만원 내렸다.
혼다코리아는 어코드를 사면 2%의 취득세를,시빅 하이브리드를 사면 300만원 상당의 주유상품권을 각각 지원하고 있다.
미쓰비시를 수입하는 MMSK는 랜서,랜서 에볼루션,아웃랜더 등을 올해 들어 10∼20%씩 일제히 인하해 일본차 가격파괴 바람을 일으켰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 프리미엄 업체들과 일본 양산차 업체들의 경쟁적인 가격 인하가 계속되면서 지금까지 출시와 함께 가격이 인상돼온 국산차들과 수입차와의 가격 차가 갈수록 좁혀졌으며,이에 타격을 받은 현대차가 가격 조정에 나선 상황”이라며 “내수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본격적인 가격 경쟁은 이제부터 본격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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