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신제품 발표
‘박종우식’ 생활가전 청사진이 나왔다.삼성전자는 28일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국제회의장에서 생활가전 하반기 신제품 발표회를 열었다. 생활가전이 독립사업부에서 TV가 포진한 디지털미디어(DM) 총괄 산하로 옮겨간 뒤 나온 첫 발표회다. 올들어 소폭이나마 흑자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만년 적자였던 생활가전을 박종우 DM총괄 사장이 어떻게 부활시킬지 엿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박 사장이 생활가전을 새로 맡고 나서 가장 강조하는 키워드는 ‘시너지’다. 이날 신제품 발표회도 제품별로 따로따로 공개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냉장고, 세탁기, 김치냉장고를 한꺼번에 모았다. 요즘 세계시장에서 ‘너무 잘 나가는’ TV의 생산라인, 유통, 판매망 등을 최대한 공유한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3E’에 승부수를 던졌다. 감성(Emotion), 친환경(Ecology), 에너지 절약(Energy Saving)이다. 이날 나온 신제품 특징도 모두 3E로 압축된다.
특히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버블’ 드럼세탁기(하우젠)가 가장 눈길을 끌었다. 물과 공기를 반응시켜 미세한 기포(버블)를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버블엔진’을 독자기술로 개발했다. 찬물에서도 2분만에 거품이 만들어진다. 기존 드럼세탁기와 비교해 세탁시간(59분)은 절반(59분), 물 사용량은 3분의1, 전력소비량은 22% 줄였다.
최진균 생활가전사업부장(부사장)의 야심작이다. 최 부사장은 “기포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경쟁사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LG전자의 ‘스팀 방식’과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 보인다.
해외매각 불발로 다시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대우일렉과 관련, 최 부사장은 “사업방향과 전략이 우리와 달라 관심없다.”고 잘라말했다. 미국 GE의 생활가전 사업과 관련해서도 “(지금처럼)파트너십을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말해 M&A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8-08-2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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