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열풍 탓 해외로 눈돌린 KT&G 터키에 첫 공장

금연 열풍 탓 해외로 눈돌린 KT&G 터키에 첫 공장

백문일 기자
입력 2008-04-19 00:00
수정 2008-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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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소비 세계 7위 유럽 공략 교두보로”

“아시아와 중동을 넘어서 글로벌 기업으로”

KT&G가 17일(현지시간) 터키공장 준공을 계기로 세계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지금까지는 아시아와 중동, 러시아, 미국 등지에 진출했으나 유럽은 ‘난공불락의 시장’으로 남아 있었다. 때문에 KT&G는 2006년 ‘중장기 마스터플랜’을 짜면서 세계 현지화 전략을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먼저 동유럽 요충지인 터키에 해외 첫 공장을 준공했다. 유럽시장의 교두보를 삼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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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가 터키를 주목한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터키는 세계 7위의 담배 소비국으로 연간 55억갑을 소화한다. 유럽 진출에 앞서 자체적으로 큰 시장이며 중동지역과도 맞붙었다. 터키 전매청의 민영화로 시장진입의 기회가 생겼고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에쎄’ 인지도가 형성됐다. 무엇보다도 터키가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사되면 터키를 통해 유럽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게 된다.

KT&G의 매출은 2002년 민영화 당시 1조 8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 4000억원으로 33% 늘었다. 당기 순이익은 같은 기간 3474억원에서 6611억원으로 2배가 됐다. 흡연율이 떨어지고 담배 시장 개방으로 점유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성적이면 ‘A학점’을 받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국내에 안주해선 비전이 없다고 판단했다. 담뱃갑 디자인을 바꾸고 신제품을 쏟아내도 웰빙 추세에 따른 ‘금연 열풍’은 경영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됐다.

곽영균 사장은 해법을 해외에서 찾았다.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 수출 드라이브를 걸었고 이라크에 이어 러시아에서도 세일즈에 나섰다. 현재 몽골, 터키, 이란 등에 현지법인을, 베이징에는 현지사무소를 뒀다. 미국 현지법인은 철수했다.

하지만 세계 메이저 회사들이 각축하는 유럽에는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다. 품질 차원이 아니라 기호 식품인 담배의 인지도가 워낙 낮아서다. 미국계 말보로와 영국계 던힐 등 익숙한 유럽인들에게 한국 담배는 낯설었다.

KT&G는 돌파구를 2006년 10월 칸 면세박람회에 찾았다. 세계 면세담배 판매량의 60%는 유럽에서 팔린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25%를 훨씬 앞선다. 유럽을 뚫지 않고서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담배업체 대열에 낄 수가 없다.

박람회 참가를 계기로 KT&G는 지난해 동유럽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현지 로컬 유통업체와 협상해 EU 회원국인 불가리아 일부 면세점에 ‘에쎄’를 집어넣었다. 지금은 서유럽 국가의 면세점에 진출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KT&G 관계자는 “지금은 면세점 진출에 주력하고 있지만 인지도만 올라가면 세계 메이저 업체와 품질로 승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터키 공장은 생산 규모가 연간 20억개비(1억갑)로 내수용과 수출용 등으로 나뉜다.2012년까지 40억개비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에쎄와 디스 등이 주력제품이며 판매가격은 1갑당 2600∼2700원 수준이다.

국내 담배사업은 1899년 궁내성 내장원 삼정과의 설립을 모태로 한다. 이후 전매청 등 정부투자기관을 거쳐 2002년 정부지분 매각으로 완전히 민영화됐다. 국내 담배시장은 1988년 개방됐으며 KT&G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9%까지 떨어졌다. 계열사로는 한국인삼공사와 영진약품이 있다.

지난해 40여개국에 에쎄 등을 373억개비, 금액으로는 4억 1000만달러 어치를 수출했다. 포스코,KT와 함께 성공한 ‘3대 민영화 공기업’이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연간 1009억개비를 생산하는 세계 5위의 담배업체로 성장했다.2010년까지 사회공헌활동에도 2800억원을 쓸 계획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2008-04-1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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