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보기술(IT) 및 기계, 자동차 등에 쓰이는 부품소재의 수입의존도가 갈수록 커져 부가가치 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품소재의 경쟁력 악화로 수출효과가 내수로 이어지지 않아 수출·내수간 양극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量은 성장,質은 낙후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이 1일 발표한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 현황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부품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988년 29%에서 지난해에는 46%로 높아졌다. 또 2003년 기준으로 제조업 생산액의 38%, 제조업 종사자수의 46%를 차지했다.
그러나 부품소재산업의 1인당 생산액은 2003년 현재 2억원으로, 제조업(2억 5000만원)의 80% 수준에 머물렀다. 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노동집약도를 나타내는 노동장비율 및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외환위기 이후 크게 둔화된 데 따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품 수출이 소수품목에 집중되고 IT를 중심으로 한 수출주력품목의 수입도 급증해 수입유발효과가 높아졌다.
대표적 수출주도업종인 반도체와 LCD, 휴대전화 등 전기·전자기기의 수입중간재 투입비중은 지난 90년 37.1%에서 2000년 54.8%로 높아졌다. 영상·음향·통신기기의 중간재 의존 비율도 32.3%에서 48.1%로 상승하는 등 첨단분야 부품소재의 수입의존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맹추격
우리나라 IT업종의 수입유발계수(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수입액 단위)는 2000년 현재 0.47∼0.55로, 일본(0.13)의 4배나 됐다. 수입유발계수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부가가치 유출 정도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특히 IT부품의 대일본 수입의존도가 급증하면서 대일 무역적자의 70∼80%가 부품소재에서 발생하고 있다. 경쟁력이 개선되고 있는 일반기계·자동차의 수입유발계수도 일본의 2∼3배인 0.28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부품소재 수입도 90년 26%에서 2003년 40%로 급증했다. 세계시장에서 일반·정밀기계 관련 부품은 중국이 점유율 기준 6%로, 우리나라(2.8%)를 이미 앞질렀다.IT부품의 점유율도 중국(8.2%)이 우리나라(11.8%)를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특히 기존산업의 기술경쟁력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에 3.8년 정도 앞서 있으나 우주항공 등 99개 미래 핵심기술 분야에서 중국과의 격차는 2.1년으로 좁혀졌다.
●전략적인 간접지원 필요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 일본과의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진행 등으로 부품소재산업의 경쟁환경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연구를 맡은 김현정 경제연구팀 과장은 “부품소재의 대외의존에 따른 부가가치 유출 구조를 바꾸려면 부품소재 육성정책의 목표를 수출 등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경쟁력 확충에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미래형 자동차 등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육성정책 등과 긴밀히 연계, 수입유발의 원인을 신산업 육성 초기부터 차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원방식도 주요 대기업과 부품소재기업간 협력지원, 산·학·연간 협동을 유도하기 위한 혁신클러스트 조성 등 장기적으로는 간접지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술개발 등 시장진입 이전에 자금조달이 곤란한 ‘죽음의 계곡’ 단계에서 사모펀드·엔젤투자 등 투자 중심의 금융지원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量은 성장,質은 낙후
그러나 부품소재산업의 1인당 생산액은 2003년 현재 2억원으로, 제조업(2억 5000만원)의 80% 수준에 머물렀다. 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노동집약도를 나타내는 노동장비율 및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외환위기 이후 크게 둔화된 데 따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부품 수출이 소수품목에 집중되고 IT를 중심으로 한 수출주력품목의 수입도 급증해 수입유발효과가 높아졌다.
대표적 수출주도업종인 반도체와 LCD, 휴대전화 등 전기·전자기기의 수입중간재 투입비중은 지난 90년 37.1%에서 2000년 54.8%로 높아졌다. 영상·음향·통신기기의 중간재 의존 비율도 32.3%에서 48.1%로 상승하는 등 첨단분야 부품소재의 수입의존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맹추격
우리나라 IT업종의 수입유발계수(직·간접적으로 유발되는 수입액 단위)는 2000년 현재 0.47∼0.55로, 일본(0.13)의 4배나 됐다. 수입유발계수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부가가치 유출 정도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특히 IT부품의 대일본 수입의존도가 급증하면서 대일 무역적자의 70∼80%가 부품소재에서 발생하고 있다. 경쟁력이 개선되고 있는 일반기계·자동차의 수입유발계수도 일본의 2∼3배인 0.28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부품소재 수입도 90년 26%에서 2003년 40%로 급증했다. 세계시장에서 일반·정밀기계 관련 부품은 중국이 점유율 기준 6%로, 우리나라(2.8%)를 이미 앞질렀다.IT부품의 점유율도 중국(8.2%)이 우리나라(11.8%)를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특히 기존산업의 기술경쟁력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에 3.8년 정도 앞서 있으나 우주항공 등 99개 미래 핵심기술 분야에서 중국과의 격차는 2.1년으로 좁혀졌다.
●전략적인 간접지원 필요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 일본과의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진행 등으로 부품소재산업의 경쟁환경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연구를 맡은 김현정 경제연구팀 과장은 “부품소재의 대외의존에 따른 부가가치 유출 구조를 바꾸려면 부품소재 육성정책의 목표를 수출 등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경쟁력 확충에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미래형 자동차 등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육성정책 등과 긴밀히 연계, 수입유발의 원인을 신산업 육성 초기부터 차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원방식도 주요 대기업과 부품소재기업간 협력지원, 산·학·연간 협동을 유도하기 위한 혁신클러스트 조성 등 장기적으로는 간접지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술개발 등 시장진입 이전에 자금조달이 곤란한 ‘죽음의 계곡’ 단계에서 사모펀드·엔젤투자 등 투자 중심의 금융지원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5-03-0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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