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CF모델 세대교체 바람

여성 CF모델 세대교체 바람

입력 2004-06-01 00:00
수정 2004-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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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모델’들이 마침내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고급’이었던 제품들이 보급형으로 바뀌는 등 제품 사이클이 짧아지면서 모델들의 수명도 그만큼 단축되고 있는 것이다.
2002년부터 모델을 맡으면서 ‘트롬세탁기’를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이끌어온 고소영이 이나영에게 바통을 넘겼다.
2002년부터 모델을 맡으면서 ‘트롬세탁기’를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이끌어온 고소영이 이나영에게 바통을 넘겼다.


모델이 나이를 먹어 이미지가 맞지 않게 됐든,모델료 협상이 어긋났든,광고주가 신선한 얼굴을 원했든,눈에 익은 모델들이 바뀌면 소비자들은 낯설다.광고대행사들은 새로운 모델을 각인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모델 교체가 가장 활발한 곳은 가전업계.최근 내수 불황 때문에 신혼부부 고객의 비중이 커지는 등 시장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2002년부터 모델을 맡으면서 ‘트롬세탁기’를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 이끌어온 고소영이 이나영에게 바통을 넘겼다.1년 계약에 5억원으로 고소영과 동급 대우를 받았다.앙큼한 고양이를 연상케 하는 고소영은 주부와는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미지이지만 도회적이고 화려한 분위기와 ‘오래오래 느끼고 싶어서’란 카피와 잘 맞아떨어져 트롬의 이미지를 키워왔다는 평가다.

LG애드측은 “트롬도 세월이 지나다보니 새로운 얼굴이 필요했다.”면서 “가전모델들이 30대에서 20대 초중반으로 젊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위니아만도의 ‘딤채’도 이미연 대신 송윤아를 선택했다.무려 4년간 전속모델로 활동한 이미연은 2000년 말 이혼을 선택해 위니아만도측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하지만 오히려 이혼 뒤 연기에 물이 오르면서 더 좋은 이미지로 부각돼 ‘딤채 돌풍’에 한몫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위니아만도측은 “여러 차례의 사내 토론과 소비자 모니터링을 거친 결과 세련되고 지적인 커리어우먼의 이미지를 가진 송윤아가 최고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카드업계에서는 BC카드가 김정은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고심 중이다.지난 4월부터 새로 발탁된 송혜교는 특유의 귀엽고 깜찍한 이미지로 BC의 빨간사과를 잘 소화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소비자들이 ‘김정은 잔상’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부자되세요.”,“행복하세요.”로 소비자들의 오감을 자극했던 김정은의 이미지를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며 환하게 웃는 송혜교로 완전히 옮겨오는 것이 관건이다.

보글보글 끓는 냄비에서 살짝 국물맛을 보며 “그래,이맛이야.”라고 속삭이던,한국 어머니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김혜자의 은퇴는 CJ의 ‘다시다’에 큰 충격을 줬다.CJ측은 김혜자의 빈 자리를 ‘맛있게 사는 신혼부부’ 지진희와 한은정으로 대체, 젊은 감각을 입혔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불황기에 새로운 브랜드를 시작하려면 돈도 많이 들고 위험도 따른다.”면서 “소비자에게 친숙한 ‘효자브랜드’에 모델을 바꿔 새로운 수요를 뚫어보자는 의도”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2004-06-0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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