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만머핀 첫 한국 작가전 ‘원더랜드’
혐오범죄, LA 폭동에 대한 비판적 시각
자수, 전통안료 활용 강렬한 회화로 구현
켄건민,임미애,유귀미 작품 국내 첫선
서울 한남동 리만머핀 서울이 한국·한국계 작가 4인전 ‘원더랜드’에서 소개하는 켄건민 작가의 ‘1992 웨스턴 애비뉴’(2023)
리만머핀 서울 제공
리만머핀 서울 제공
살점을 물어뜯겨 피가 튀고 내장이 다 돌출된 물고기들의 잔혹한 현실은 우리 사는 세상에 대한 은유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무섭게 번진 유색인종에 대한 혐오범죄나 199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한인 피해가 극심했던 ‘LA 폭동’을 화폭에 담은 것. 하지만 서양 재단화 형식으로 그려진 이 잔혹한 풍경 상단에는 기독교적 낙원의 풍경이 우뚝 서 있다. 전혀 이질적인 세계를 한 화폭에 담은 이유가 있다. LA 폭동 당시 백인 중산층 지역은 보호해준 경찰이 코리아 타운은 보호막 아래 배제하며 한인 이민자들이 폭력에 무방비로 당하게 했다는 작가의 비판적 시각을 녹인 것이다.
서울 한남동 리만머핀 서울에서 열리는 한국·한국계 작가 4인전 ‘원더랜드’ 를 찾은 한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리만머핀 서울 제공
리만머핀 서울 제공
켄건민은 이처럼 동시대 현실에 대한 뼈아픈 성찰, 이상 세계와의 간극을 자수나 한국 전통 안료 등을 활용해 환상적이고 강렬한 이미지로 펼쳐낸다. 동양의 자수·비즈 공예와 안료가 서양 회화와 이질적 경계 없이 어우러져 흥미롭다.
켄건민 작가의 ‘2022-1988’(2023)
서울 한남동 리만머핀 서울에서 열리는 ‘원더랜드’ 전시 전경. 유귀미 작가의 ‘그린 레이크’(2023)와 ‘나잇 리버’(2023), 현남 작가의 조각 ‘아이렘’이 전시돼 있다.
리만머핀 서울 제공
리만머핀 서울 제공
10대 때 하와이로 이주해 미국 안에서 거처를 옮겨다닌 임 작가는 유년의 기억과 환상을 중층적이고 파편화된 형상으로 그려내 달콤한 기억과 두려운 감정 사이 긴장감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2월 24일까지.
임미애 작가의 2023년 신작 ‘몰로토프(Molotov)’.
리만머핀 서울 제공
리만머핀 서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