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뉴스] 브라질 트랜스젠더 하원의원 3명 동시 탄생…선거역사상 최초

[나우뉴스] 브라질 트랜스젠더 하원의원 3명 동시 탄생…선거역사상 최초

입력 2022-10-04 16:20
수정 2022-10-0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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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왼쪽부터 힐튼 당선자, 살라베르트 당선자 그리고 호베이온세 당선자.
사진=왼쪽부터 힐튼 당선자, 살라베르트 당선자 그리고 호베이온세 당선자.


브라질에서 최초로 트랜스젠더 연방의원 3명이 동시에 탄생했다. 2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와 함께 실시된 브라질 총선에서 에리카 힐튼, 호베이온세(이상 사회주의자유당) 후보와 두다 살라베르트(노동자민주당) 후보가 하원의원에 당선됐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연방하원에 트랜스젠더 후보가 입성하기는 브라질 선거역사상 처음이다. 당선된 트랜스젠더 후보 세 명은 모두 20~40대 청년 정치인이다. 힐튼 당선자는 올해 26살로 정계 입문 4년 만에 브라질 정치 중앙무대 진출에 성공했다. 앞서 2020년 상파울로 지방의회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그는 5만508표를 득표, 역대 최다 득표를 세우며 당선된 바 있다. 2일 총선에서 그는 25만7000표를 얻어 화려하게 연방하원 입성했다.

브라질 북동부 페르남부쿠에서 하원에 도전, 당선된 호베이온세도 33살 청년 정치인이다. 현직 변호사인 그는 성소수자와 싱글맘을 위한 사회정책, 보편적 기본수당 지급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다.

살라베르트는 올해 41세 교사 출신으로 연방의회에 두 번째로 도전, 의석을 꿰찼다. 2018년 상원후보로 나선 그는 고배를 마셨지만 2020년 벨루오리존치 지방의원으로 출마, 최다 득표 기록을 세우며 제도권 정치에 발을 내딛었다.

그는 총선에서 하원의원 후보로 출마한 뒤 협박에 시달리기도 했다. 트랜스젠더 후보라는 데 대한 일각의 반감도 한 원인이었다. 그는 투표 당일 방탄조끼를 입고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1표를 행사했다.

브라질 트랜스젠더협회는 세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축하 성명을 냈다. 케일라 심슨 협회장은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세 후보의 선거운동은 그 어떤 다른 후보들보다 힘들었다”며 “전투에 가까운 선거운동을 치르고 당당하게 하원에 입성한 세 후보에게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는 “트랜스젠더 사회에 이번 선거의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지만 아직도 의회는, 특히 상원에는 성소수자를 배척하는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다”며 “브라질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정치인들이 대거 상원의원에 당선된 건 아직 우리사회의 포용성에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에서 제도권 정치에 문을 두드리는 트랜스젠더는 갈수록 불어나는 추세다. 이번 선거에서 연방의원, 지방의원 등으로 출마한 트랜스젠더 후보는 모두 76명으로 사상 최다였다.

성소수자 사회에선 “세 명 당선자가 최우선적으로 성소수자 인권 문제를 다뤄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드높다.

브라질은 중남미에서 트랜스젠더 피살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국가 중 하나다. 브라질 트랜스젠더협회에 따르면 중남미에서 발생한 트랜스젠더 피살사건 10건 중 4건이 브라질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브라질에선 트랜스젠더 피살사건 140건, 살인미수 79건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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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식 남미 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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