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뉴스] “눈이 없네” 끄적끄적 볼펜으로 그려넣은 미술관 경비원

[나우뉴스] “눈이 없네” 끄적끄적 볼펜으로 그려넣은 미술관 경비원

입력 2022-02-14 14:48
수정 2022-02-1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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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러시아 경찰이 옐친 센터에서 발생한 작품 훼손 사건 범인으로 미술관 경비원을 붙잡아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8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러시아 경찰이 옐친 센터에서 발생한 작품 훼손 사건 범인으로 미술관 경비원을 붙잡아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출근 첫 날부터 미술관 작품을 훼손한 경비원이 체포됐다. 8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러시아 경찰이 옐친 센터에서 발생한 작품 훼손 사건 범인으로 미술관 경비원을 붙잡아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7일 옐친 센터에 따르면 사설보안업체 소속 직원인 해당 경비원은 지난해 12월 전시 중인 작품을 볼펜으로 훼손했다. 이달 초 경찰 조사에서 경비원은 첫 출근을 했는데 심심해서 그림에 눈을 그려넣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경비원은 옐친 센터에서 이미 해고된 상태다. 유죄가 확정되면 경비원은 벌금 4만 루블(약 65만원) 또는 노동교화형 1년에 처할 전망이다. 러시아연방형법상 공공기물파손죄는 최대 3년의 징역 또는 300만 루블(약 48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안나 레포르스카야(1900~1982)의 작품 ‘세 형상’(Три фигуры, 1932~1934)에서 낙서가 발견된 건 지난해 12월 7일이었다. 사진은 훼손 전(위)과 훼손 후(아래) 작품 모습.
안나 레포르스카야(1900~1982)의 작품 ‘세 형상’(Три фигуры, 1932~1934)에서 낙서가 발견된 건 지난해 12월 7일이었다. 사진은 훼손 전(위)과 훼손 후(아래) 작품 모습.


경비원이 훼손한 안나 레포르스카야(1900~1982)의 작품 ‘세 형상’(Три фигуры, 1932~1934)에서 낙서가 발견된 건 지난해 12월 7일이었다. 당시 예카테린부르크에 있는 옐친 센터를 방문한 관람객은 세 사람을 형상화한 작품에 못 보던 눈알 두 쌍이 엉성하게 그려져 있는 걸 확인했다.

작품을 대여 전시 중이던 옐친 센터는 곧장 작품을 회수해 모스크바에 있는 국립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에 반납했다. 다만 경찰에는 2주가 2021년 12월 20일 사건을 알렸다. 뒤늦게 신고를 접수한 옐친 센터는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의 요구에도 폐쇄회로(CC)TV 영상을 제공하지 않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경찰도 흐지부지 사건을 덮으려 했다. 예카테린부르크 경찰은 형사사건으로 처리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며 기소를 거부했다. 지난달 28일 미국 미술전문지 ‘아트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훼손 정도가 미미한데다, 작품이 이미 모스크바로 옮겨진 터라 수사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옐친 센터도 “경찰 결정이 놀랍지 않다. 처벌할 만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경찰이 ‘아니오’라고 하면 복종하라. 우리는 법을 준수한다”며 더 이상의 대응을 거부했다.

옐친 센터는 2015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보리스 옐친 초대 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전시관이다. 미술관과 박물관으로 이루어진 옐친 센터는 유럽에서 손꼽는 규모와 기하학적 건축물로 유명하다. 2017년 유럽 의회가 후원하는 유럽박물관포럼에서 러시아 박물관 최초로 ‘올해의 유럽 박물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곳에서 발생한 작품 훼손 사건이 그냥 묻힐 위기에 처하자, 러시아 연방 문화부가 직접 고발장을 제출하고 나섰다. 우여곡절 끝에 수사를 개시한 경찰은 옐친 센터 CCTV를 확보, 60세 경비원을 검거했다.

다행히 훼손된 작품은 어렵지 않게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언론은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이 가입한 보험으로 복원 비용 일부를 충당했다고 전했다. 보험회사는 작품 가치를 7490만 루블(약 12억원)로 산정했으며 복원 비용으로 25만 루블(약 4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아방가르드 작가 안나 레포르스카야는 그림 외에 건물과 전시회 디자인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낸 예술가였다. 1939년 뉴욕세계박람회 구소련 전시관 디자이너를 역임했다. 그의 작품은 모스크바에 있는 국립 트레티야코프 미술관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국립러시아박물관 등에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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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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