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27] “영남공천 똑바로 하라”

[총선 D-27] “영남공천 똑바로 하라”

홍희경 기자
입력 2008-03-13 00:00
수정 2008-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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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의 최후통첩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2일 격앙된 표정으로 비판을 쏟아냈다. 최근의 공천심사 과정에서 느낀 배신감과 비애감을 숨기지 않았다.

당 안팎에서는 예상됐던 수순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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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이 어느 정도 세를 인정받을지를 놓고 물밑접전이 벌어지면서 시작된 한나라당 공천이 당내 소계파들의 다툼장으로 비쳐진 지 오래됐다.

강재섭 대표와 이재오·이상득 의원 등 당 중진들이 ‘자기 사람 심기’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나, 이들의 입김이 공천심사위원회 심사과정에서 작용하고 있다는 소문은 공심위 파행상을 통해 방증돼 왔다.

박 전 대표측은 이규택·한선교·이진구·문희·송영선 의원 등을 잃었다. 탈락한 의원과 당협위원장을 중심으로 ‘무소속 연대’를 꾸리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표는 “제가 그분들께 무슨 말씀을 드리겠느냐.”면서 “그분들이 판단해서 하실 일”이라고 말했다.

BBK도 거론… ‘靑의 정치보복´ 주장

공심위가 잡음에 휩싸이는 가운데 청와대 개입설도 나왔었다. 박 전 대표는 “BBK를 얘기한 사람은 공천이 안 된다는 등의 얘기가 돌고 있다.”고 불쾌해하며 이러한 개입설을 맞받았다. 경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공격한 소재였던 BBK 사건을 언급했다는 이유가 공천 배제의 이유가 된다면, 이를 이 대통령측의 ‘정치보복’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박 전 대표를 격앙시킬 만한 요인이 이처럼 많은 탓에 박 전 대표의 ‘분노’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됐지만, 파장에 대해서는 누구도 갈피를 잡지 못했다.

박 전 대표가 “주시하겠다.”고 한 영남권 심사를 목전에 두고 당 안팎은 긴장했다. 당 공천심사위원회도 이날 회의를 일찍 끝내고 자세를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친박측은 일단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이다.

박 전 대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이뤄진 공천에 대해 “기준이 없다.”고 비판하면서도, 이에 대응하는 행동을 하겠다는 뜻은 밝히지 않았다. 반면 영남권 공천과 관련해서는 “지켜보고 결과를 본 뒤 대응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도 “‘영남 50% 물갈이’에 박 전 대표가 합의했고, 이런 보고를 받았다.”는 보도가 기폭제가 돼 열렸다.

불공정 공천땐 총선후 결단 시사도

영남권 심사를 앞두고 박 전 대표가 일종의 ‘압력’을 행사한 셈이다. 공심위나 당 지도부가 무시하기 어려운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이해된다.

당내 갈등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박 전 대표가 전망한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이런 공천을 갖고는 앞으로 선거가 끝나도 한나라당이 화합하기는 힘들고, 정치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천 과정에서 나타난 계파간 힘겨루기가 오는 7월 예정된 당 대표 경선 전당대회를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세간의 시각에 동감하고 있음을 밝힌 셈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08-03-1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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