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 관객몰이 1000만 가능할까/신드롬 현황과 인기비결

실미도 관객몰이 1000만 가능할까/신드롬 현황과 인기비결

입력 2004-01-29 00:00
수정 2004-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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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미도’(제작 시네마서비스)가 관객 1000만명을 잡을까?

신들린 듯 관객몰이를 해온 ‘실미도’가 어디까지 질주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지난해 12월 24일 개봉 이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던 관객수가 23일 마침내 700만명을 돌파했다.한국 영화사상 최단기 기록인 31일 만이었다.당시만 해도 ‘친구’의 820만명을 깰지가 화제였다.그러나 스크린 수를 100여개 줄인 현재도 평일 하루 평균 10만명이 들어 오는 31일까지 820만명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보이자 관심은 이제 1000만명 돌파에 쏠린다.‘실미도 신드롬’의 현황과 인기 비결,전망을 정리한다.

●줄잇는 발길

시사회때만 해도 이같은 질풍노도를 예상못했다.영화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는데다 비극적 내용이 개봉일인 크리스마스 전날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우려가 겹쳐 영화관계자들도 300만명 쯤으로 내다봤다.흥행 성공의 가장 큰 축은 30대 이상 연령층 관객.인터넷 영화 예매사이트 ‘맥스무비’의 집계에 따르면 ‘실미도’를 본 30대 이상 관객 비율은 27일 현재 26%다.역대 흥행작인 ‘친구’(21%) ‘살인의 추억’(28%)도 30대 이상이 많이 봤다.20대 초반 여성이 흥행의 관건인 현실에서 이 연령층의 가세는 대박을 결정짓는 큰 힘이다.

●어디까지 갈까

26일 현재 777만명이 관람했다.이 속도라면 31일에 820만명을 넘어서 새달 1일에 850만명,새달까지는 1000만명 고지에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변수는 새달 6일 개봉하는 ‘태극기 휘날리며’다.이노기획의 김진영 차장은 “스크린 수가 줄어 관객수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입소문이 계속 번질 ‘실미도’의 잠재 관객과,20대가 주류를 이룰 ‘태극기…’의 초반 관객과 층위가 다를 것”이라고 내다본다.개봉 첫주인 16일을 전후해 예매율 ‘반짝 1위’를 한 ‘말죽거리 잔혹사’도 설 연휴때 다시 ‘실미도’에 밀려 변수는 안될 듯하다.

●‘실미도의 힘’ 어디서

무엇보다 실화를 바탕으로 픽션을 보탠 ‘비장한 감동’이 큰 요인으로 보인다.분단이라는 특수 상황 때문에 쉬쉬하던 ‘공공연한 비밀’을 공적 영역으로 끄집어내 호기심의 불을 지폈다.여기에 관련자 증언 등이 잇따라 언론을 장식함으로써 ‘실미도의 힘’은 사회적 이슈로 자리잡았다.‘200만명 넘은 뒤에는 아무도 모른다.’는 영화계 정설처럼 사회 분위기가 상승작용을 한 것.역대 흥행작인 ‘공동경비구역 JSA’‘쉬리’ 등도 분단이라는 특수 상황을 자양분으로 했고 사회적 관심이 뒷받침했다.

시네마서비스의 막강한 배급망도 큰 후광이다.‘실미도’는 초반에 320개에서 한때 390개의 스크린(전국 스크린수는 1100여개)을 장악해 전국적 관심을 끌기에 유리했다는 분석도 있다.

●기록의 명암

실미도의 기록 행진을 보는 다른 시선도 있다.객관적 상황이 달라 단순 비교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93년 단성사 단관 개봉으로 서울서만 114만명 기록을 세운 ‘서편제’나 4개월 동안 194개(서울 72개)의 스크린으로 820만명을 끌어들인 ‘친구’와 ‘실미도’를 맞대는 것은 ‘숫자놀이의 함정’일 수 있다.

그러나 기록은 기록.‘실미도’의 약진은 누가 뭐래도 의미가 크다.최근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잇따라 참패한 현실에 전기를 마련하는 등 ‘실미도’의 앞길에 몰리는 시선은 이래저래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종수기자 vielee@
2004-01-29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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