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에 팔리는 쌍용차

[사설] 중국에 팔리는 쌍용차

입력 2003-12-18 00:00
수정 2003-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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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석유화학 기업인 란싱그룹이 쌍용자동차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앞으로 실사와 가격 등 세부 매각조건에 관한 협상이 원만히 이뤄지면 쌍용차는 중국에 넘어가게 된다.이는 중국이 자본·기술집약적 첨단 업종에서도 수년 안에 한국에 큰 위협이 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중국의 한국 자동차 산업 진출 시도는 중국이 이미 기술후발국의 단계를 훨씬 벗어나 있음을 말해준다.경공업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제패한 데 이어 중화학 공업과 일부 첨단 산업 분야로 영역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세계 최대의 외자유치국이며,세계 2위의 외환보유국이 된 중국은 그 자본력으로 한국의 첨단 업종을 대상으로 기업사냥을 벌이고 있다.하이닉스의 TFT-LCD 사업부문을 사들인 데 이어 오리온 전기와도 인수협상을 진행중이다.이제 예전의 중국이 아니다.

반면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8년째 1만달러에 멈춰 있다.중국은 전속력으로 우리의 뒤를 추격해 오는데 한국은 전진을 못하고 옆걸음질만 하고 있다.국내 기업들은 3D 업종의 중소기업에서 전자·자동차·철강 등 첨단 업종의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서둘러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기고 있다.그 결과 국내산업은 공동화하고,그 공백을 중국자본이 들어와 메우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일간의 기술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으나,한·중간의 기술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한·중·일 3국간의 관계에서 한국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국가적 전략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정부와 재계,그리고 정치권이 대오각성하지 않으면 수년 안에 한국은 세계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을 것이다.

2003-12-1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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