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산업 대표 ‘조선의 힘’

굴뚝산업 대표 ‘조선의 힘’

입력 2003-12-05 00:00
수정 2003-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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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세계 조선업계 수뇌회의(JECKU).외국 CEO(최고경영자)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이 너무 잘 나가는 것 아니냐.우리에게도 기회를 달라.”는 ‘압력’을 넣었다.올해 수주 실적이 화려하니 이제는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라는 의미였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루마니아의 수리조선소인 ‘망갈리아’는 최근 대우조선 덕분에 6만t 규모의 유조선을 수주했다.대우조선의 수주 포기에도 불구,발주처의 거듭된 요청으로 자회사인 망갈리아가 이를 떠맡게 된 것이다.세계 조선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파워’를 쉽게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라이벌 일본으로부터 재탈환했다.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상들을 모조리 휩쓸었다.

●세계시장 44%점유 1위 재탈환

STX조선은 올해 총 49척(25억달러)을 따내 지난해(7억달러)보다 3배 이상의 신장세를 보였다. 대우조선도 총 49척(29억 2000만달러)의 선박을 수주해 올 목표 대비 40%를 초과했다.삼성중공업은 올해 70척(50억달러)을 수주,지난해(27억달러)보다 2배 가까운 신장세를 기록했다.최근에는 9600TEU(1TEU는 20피트급 컨테이너 1개 분량)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따내 이 부문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현대중공업도 지난 10월까지 118척(62억 7000달러)을 수주함으로써 지난해(17억달러)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이에 따라 세계시장 점유율은 지난 3·4분기까지 우리나라가 43.9%로 일본(28.7%)보다 무려 15%포인트 앞섰다.

수주 내용도 알찼다.고부가가치 선박인 컨테이너선이 전체 수주의 50.9%를 차지했다.나머지는 유조선 40.2%,LNG선 3%,벌크선 0.7%순.반면 경쟁국인 일본은 부가가치가 낮은 벌크선이 전체 수주의 절반을 차지,선가 경쟁에서도 뒤졌다.

국내 조선업계는 상복도 터졌다.현대중공업은 선박 3척이 세계 3대 조선전문지로부터 ‘2003년 세계우수선박’에 각각 선정됐다.대우조선도 지난달 25일 조선업계에서는 권위를 인정받는 ‘2003 BP헬리우스 어워드’행사에서 ‘작업 수행능력’과 ‘파트너십’ 2개 부문의 최고상을 받았다.삼성중공업도 세계 3대 조선전문지로부터 올해의 최우수선박에 선정됐다.

●중국 ‘특수'가 견인차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호황 배경에는 중국의 영향을 꼽을 수 있다.중국의 수출입 물량 증대가 전세계적으로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의 신규 발주를 크게 늘렸다.여기에 해운 운임 상승과 지난해 11월 스페인 침몰사고 여파로 노후 선박에 대한 규제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대우증권 조용준 연구원은 “올해 수주 호황으로 국내 업체들은 2007년까지 일감을 확보한 만큼 내년에는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따라 내년 수주 실적은 올해보다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
2003-12-05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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