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기 바닥 다질까

3분기 경기 바닥 다질까

입력 2003-09-06 00:00
수정 2003-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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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시기를 둘러싼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3·4분기부터 서서히 바닥을 다지며 회복 기미를 보일 것이라는 정부의 낙관적 전망에 대해 적잖은 우려가 나온다.한국은행 등은 비관론에 가깝다.우리 경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도 제각각이다.

●4분기부터 3%대 성장

정부는 경기 회복에 대한 신호를 실물지표가 더 이상 곤두박질치지 않는다는 데서 찾고 있다.뚜렷한 상승세는 보이지 않지만 각종 지표의 하락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김진표 부총리도 최근 “경기가 올 4·4분기부터 빠르게 회복돼 연간 3%대 중반,내년에는 잠재성장률(5%대) 수준의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를 반영하듯 주가 등 금융지표도 좋아지고 있지 않으냐는 분석이다.

●실물경기는 여전히 답보

소비와 기업투자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도·소매 판매는 5월 -1.9%(전년 동기 대비),6월 -0.4%,7월 -1.8%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설비투자도 5월 -8.8%,7월 -11.0%였다.설비투자에 대한 우려는 한은이5일 상장·등록 대기업 65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비투자 실적 및 향후계획’에서도 드러난다.조사대상 업체의 64%는 1∼8월 중 투자 실적이 당초 계획에 미달했고 향후 설비투자를 연기 또는 축소하겠다는 업체도 40%에 달했다.기존 설비투자 계획을 조기집행하거나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7.8%에 불과했다.

내수에 대한 우려도 마찬가지다.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이 경제·정치·사회적 불투명성을 들어 투자에 나설 움직임을 좀체 보이지 않는 데다 개인은 지갑을 꽉 닫아 언제 내수가 회복될지 전망이 어렵다.”고 말했다.

●선진국 경제도 낙관 못해

미국은 생산성,공장수주액 등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지만 실업자 문제가 골칫거리로 작용하고 있다.장기적인 실업추세를 반영하는 ‘최근 4주간 신규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지난주에 40만 1500명이었다.월가에서는 40만명을 넘어서면 노동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한다.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새로운 일자리 창조 없는 성장은 유휴인력을 줄이지 못해 물가를 더욱 낮은 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으며,이는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의 경우,인위적인 재정 부양책 등을 쓰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의 설비투자가 다소 늘고 있다는 점에서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게 아니냐는 낙관적인 분석이 나온다.그러나 아직 디플레 해소,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어 불안감이 지속되는 형국이다.

●기업투자가 회복의 관건

전문가들은 수출은 중국의 빠른 성장속도로 호황을 누리는 반면 소비는 카드부채 등으로 기대보다 회복이 느리다고 분석하고 있다.한국개발연구원(KDI) 조동철 박사는 “일각에서 L자형 경기사이클을 얘기하고 있지만,회복속도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미 이상으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다만 기업이 금융권의 돈을 꿔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기업이 돈을 빌리면 금리가 올라가고,이렇게 되면 부동산 등 실물쪽에 쏠렸던 자금이 금융쪽으로 옮겨간다는 것이다.이는 경기회복 사이클과 맞물려 있다고 말한다.

주병철기자 bcjoo@
2003-09-0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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